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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과 심사위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영화계 최대의 잔치인 대종상이 23일로 다가왔다.
영화계의 관심은 온통 여기에 쏠려있다. 올해에는 어떤 방법으로 심사위원이 구성되고 또 어떻게 수상작(자)이 선정되는가가 최대의 관심사인 것이다.
이상은 국내최대의 영화상이요, 게다가 시가 수억대를 호가하는 외화수입쿼터가 최우수와 우수작품상 두개에 걸려있고, 부문상도 푸짐한 상금이 부상으로 곁들여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한해동안의 예술적성과를 평가하는 이 경연은 다른 강의 경우와는 달리 치열한 경쟁을 보여왔었다. 제각자들의 막후공작의 후문은 79년에 피크를 이뤄 커다란 문제로 등장했다. 그러나 새 시대를 맞은 지난해 즉 80년에는 그 어느 때보다 잡음 없이 치러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79년까지는 영화가 전문이 아닌 사회각계저명인사들이 중심이 되어 심사위가 구성되었고 거기에 영화전문가가 몇명낄 정도였다.
국전이나 음악콩쿠르에는 비전문가가 한사람도 참여하지 않는데 유독 영화만은 달랐다. 아마도 영화는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는 것이기에 비전문가들이라도 된다고 믿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상을 선정한다는 것은 비평작업과도 같다. 어떻게 취미나 여가의 한 방법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그 전문적인 부문까지 선정해낼 수 있었을까? 영화계는 오래전부터 영화전문가들에 의한 심사위원구성을 요구했다. 그것이 80년에야 이뤄졌고 결과는 좋았다.
흔히들 생각하기를 영화전문가들은 영화계 속에 있으니 정실에 흐르기 쉽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그들은 누가 뭐래도 전문적인 평가를 내릴 줄 안다. 따라서 올해도 영화전문가들에 의한 심사위원 구성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작년의 심사위원구성에는 급하게 서둘러 여러 영화분야에서 추천 망라하여 다소 그 자격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없지는 않았다.
올해는 영화전문가를 엄선하여 구성하고 공정에만 지나치게 신경을 써 후보작(자)을 선정 후 심사위원들이 최종투표에서 ○×로 뽑는 지난해의 방법은 피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각자들이 자중해야한다. 그리고 우리는 믿는다. 영화평론가, 영화학교수, 영화저널리스트, 영화감독 그리고 기타 영화전문가들이 이 귀중한 강을 타락과 부패의 온상으로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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