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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네 윈」, 대통령직 내놓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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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제무대의 장에서 잊혀져가던 버마에 최근 장기집권의 「네·윈」 대통령이 사임을 표명함으로써 잔잔한 파문이 일고있다.『나는 너무 늙고 병들었다. 동지들이 허락한다면 10월의 인민회의선거 후에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싶다.』
「네·원」대통령은 지난8월 버마사회주의계획당 제4차대회에서 이렇게 사임의사를 밝혔었다.
「네·원」은 62년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혁명평의회의장으로 취임한 이후 19년간 권력을 한손에 쥐고 「버마식사회주의」를 추진해왔다. 특히 화교, 인도인, 영국상인들이 쥐고있었던 버마경제를 민족경제구조로 바꿔놓은 것은 대표적공적으로 꼽을 만하다.
한마디로 재2차대전후 버마를 만들어낸 「네·윈」이 왜 지금 대통령직을 내놓으려하고 있는 것일까.
정치적으로 보면 74년1월 새헌법이 채택된이후 이헌법에 의해 생겨난 4년임기의 인민의회가 금년10월의 선거로제3회기를 맞게된다. 국가기구 역시 확립되어있다.
또 작년5월에는「네·윈」의 요청으로 불교의 여러종파가 합동회의를 열었다.
이제까지 정부의 통제 밖에서 때로는 반정부활동의 온상이 되기도했던 불교계마저 정부와 손을 잡게됐다.
경제도 77년부터는 성장세를 보여 자동차·전기등 공업분야의 활기로 경제성장률이 5년연속으로 5%를 넘어섰다.
물가상승률은 2%에 머물고 있다.
버마국민들은 이처럼 국가건설의 기초가 다져진 것을 계기로 「네·윈」대통령이 권력이양을 결심했을것이라고생각하고있다. 「네·원」에게는 수년전 사회주의노선을 둘러싼 당내강경·수정파의 대립으로 이의 수습을위해 대수술을 하지않으면 안되었던 쓰라린경험이있다. 후계자문제는 이러한 당내대립의 최대불씨가 될수있다.
그래서 강력한 권력을 행사할수있는 시기에 물러서서 후계자 문제로 빚어질지도 모를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후계자는 누구인가? 요즘 버마수도 랭군에서는 이 최대화제를 놓고 여러사람의 이름이 들먹여지곤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는11월에 누가 새대통령이 되건「네·윈」의 노선에는 변함이 없을것이라고 말하고있다. 「네·윈」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기는해도 당총재자리는 그대로 지키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얀마의 장래는 「네·윈」의 실질적인 지도아래 새대통령을 중심으로한 집단지도체제가 될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버마국민들은 또한편으로 새대통령의 취임이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알릴 것으로 보고 있다.
「네·윈」은 반영독립운동세대로 그러한성장환경이외국자본배제, 주요산업의 국영화라는 형태로 투영되었던만큼, 다음세대가 대통령이되면 버마식사회주의에도 어떤변화가 오리라는 기대를버마국민들은 갖고있다.<이재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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