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TV중계권 놓고 각축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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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88년 서울올림픽 개최확정은 방송가에서도 어수선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그것은 45억 전세계인의 눈과 귀가되기 위해 세계 각 방송국들이 중계권을 놓고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직 88년 서울 올림픽중계권은 구체적으로 거론된바 없지만 모든 방송 중계권은 앞으로 조직될 올림픽조직위원회와 세계 각 방송국과의 계약에 따라 결정된다.
올림픽조직위원회는 방송국으로부터 받아들이는 로열티의 15%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보내고 나머지 85%는 올림픽개최비용에 사용하게된다.
만일 KBS가 국내중계권을 차지한다면 대외중계권을 가진 외국방송국으로부터 받는 용역
발송도 해야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기재확충 등 막대한 비용이 들게 된다.
소련은 80년·모스크바올림픽 때 1억달러(당시 약6백억원)상당의 기재를 외국에서 추가도입 보충한바 있다. 음향기재는 헝가리에서, 카메라와 마이크로웨이브는·프랑스에서, 녹화기는 미국에서, 자동모니터 시설은 영국에서 구입했었다.
88년 서울올림픽이 정부차원의 사업이므로 KBS와 MBC사이에 국내중계권 쟁탈전은 없을 듯하다. 그러나 외국중계권만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TV중계권을 놓고 미국의 ABC CBS 및 NBC방송이 79년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88년 서울올림픽의 미주지역 중계권을 놓고 또 한바탕 접전을 펼 것이 확실하다.
모스크바올림픽의 미주중계권 싸움은 NBC가 총 1백50시간을 중계키로 하고 8천5백만달러(당시 5백10억원)를 지불했으나 미국불참으로 중계를 포기해 소련에 계약금만 떼기도 했다.
유럽지역은 방송망조직이 단일화돼있어 별문제가 없지만 일본방송국들의 경쟁이 또한 클듯하다.
일본의 경우 64년 동경올림픽 때 예상을 뒤엎고 조일TV가 NHK를 누르고 중계권을 획득했었다. 일본은 5개 민방과 NHK의 두 채널의 TV국이 있다. 이들이 서울올림픽 중계권에 뛰어들 공산은 크다.
서울올림픽 개최를 위해 올림픽조직위원회가 구성되면 중계권을 놓고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전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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