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발레의 감동을 생생히|「롤랑·쁘띠」 발레단 내한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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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프랑스 국립 롤랑쁘띠발레단의 두번째 내한공연이 중앙일보사 주최로 오는 17일(하오3시·7시)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유럽 현대발레단의 귀재 「롤랑·쁘띠」가 이끄는 60명의 단원이 공연할 작품 『박쥐』 는 고전과 현대발레의 다양한 기법과 아름다운 의상, 그리고 환상적인 무대장치가 멋진 조화를 이뤄 예술의 본고장 프랑스발레의 감동을 생생하게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파리태생의 「롤랑·쁘띠」(57)는 일찍부터 파리 오페라좌 부속 무용학교에서 발레를 배웠다. 학생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은 「쁘띠」는 16세때 벌써 유명한 오페라발레에 입단했다. 20세가 되던 해 「세르지·리파」가 안무한 『사랑의 마술사』에서 주역을 맡아 성공함으로써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48년에는 완전히 독립하여 독자적으로 롤랑쁘띠발레단을 창단했다. 그는 로열발레의 프리마돈나 「마거트·폰테인」을 초청하여 『밤의 여인들』을 공연했고, 이어 그의 아내「지지·장메르」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카르멘』을 무대에 올렸다.
이어 젊은 「비울레트·베르디」가 처음으로 큰 역을 맡은 『늑대』를 공연했는데, 이 작품은 『카르멘』 과 함께 78년의 첫 한국공연에서도 무대에 올려졌었다.
어린 시절부터 발레뿐 아니라 영화·연극에도 깊은 애정을 가져온 「롤랑·쁘띠」는 영화를 위한 안무도 했다. 「장·마레」와 함께 출연한 『한스·크리스티안·안데르센』, 직접 주역을 맡았던 『유리구두』, 「레슬리·캐런」과 함께 출연한 『키다리 아저씨』등은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되었던 영화다.
72년 「쁘띠」는 마르세유시의 권유를 받아 들여 오늘의 프랑스 국립롤랑쁘띠발레단을 확대해 창설했다.
그후 발표된 작품은 러시아출신 시인「마야크프스키」의 혁명적인 시를 안무한 『별에 빚을』, 「프루스트」의 시를 안무한 『마음의 안식처』등은 지나친 현대 기법의 도입이라고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코펠리아』 『호도까기 인형』등은 정통 고전을 자신의 독특한 해석으로써 순수 오락물로 만든 것이다.
그는 또 자신의 발레단 뿐 아니라 영국·캐나다·미국 등 세계의 많은 저명한 발레단을 위해 안무를 했다. 50년에는 영국 고벤트가든의 새들러즈웨일즈발레단을 위해 처음으로 안무한 이래 로열발레를 위해서는 『실락원』 『펠리아스와 메리장』을, 파리오페라발레를 위해서는 『노트르담의 꼽추』를 만들었다.
한국에서 공연할 『박쥐』는 그의 79년 작품인데 73년 모스크바 발레콩쿠르 은상수상자인 「카렌·케인」과 「도미니크·카리훠니」 「미레뉴·브르조와」등 「쁘띠」가 키워낸 젊고 활력에 넘치는 무용수들이 출연한다.

<박금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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