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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림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제올림픽위원회가 1988년에 열리는 제24회 하계올림픽을 서울에서 열기로 표결, 확정한 것은 일견 예상밖의 일이다.「기적」으로 평가되기도했다.
한국은 우선 경제적으로「개발도상국」의 일원으로서 올림픽을 개최할만한 경제적 여유가 아직은 충분치 않고 정치적으로「분단국가」로서 공산권의 호응을 얻기 어려우리라는 것이 그간의 객관적인 평가였다.
물론 개발도상국으로서 멕시코가, 분단국으로서 서독이 각각 올림픽을 개최한 전례가 없는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올림픽을 유치한것 자체가 큰무리라고 하긴 어렵다.
다만 개발도상국과 분단국이라는 두가지 불리한 여건을 함께 가지고있는 우리가 아시아에선 두번째로 울림픽이라는 세계인의 대제전을 유치했다는 점이 중시되어야겠다.
그점에선 「88년 서울 올림픽」은 선진국만이 독점했던 과거의 인류공동의 축제를 개발도상국과 후진국들도 실질상 공유할수 있다는 증거를제시한 것이되며, 동서세력의 긴박한 국제정치적 대결 의식을 분단국의 아픈 헌실속에서 중화할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대변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그것은 세계평화와 인류공동의 번형과 행복을 추구하는 올림픽의 기본정신에 비추어 매우 상휘적인 뜻을 갖는다. 스프츠가 국력의 대소, 이념과 체제의 차이, 인종과 문화의 상이를 초월한다고 할때서울의 올림픽개최는 가강 적절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점에서 IOC가 서울 올림픽개최를 결정한 것은 올림픽정신과 가장 합치하는 현명한 판단이었다.
그것은 정치적 갈등으로 올림픽의순수성이 크게 얼룩졌던 지난번 모스크바 올림픽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도 유용한 결정이었을뿐 아니라 이미 올림픽을 유치했던 나라의 중복개최를 피한다는 공정한 기회배분원칙에도 충실했다고 볼수있다.
그러나 우리는 올림픽 서울개최의 확정에따라 몇가지 사실의 중요성을 새로 인식해야겠다.
우선 우리가 올림픽의 의미를 상기하여 남북한관계개선에 관심을 두어야겠다는 점 이다.그것은 구체적으로 남북평화의 재개와 진정한 한반도평화정착의 계기로 이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6월 한국올림픽위원회가 제시한 남북단일팀구성문제에도 좀더 열과성을보여민족의 염원에 보답하는 성과를 거둬야겠다.
그것은 또 한국과 한국인을 세계에 소개하는 절호의 기회인만큼 충분한 준비로 대비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우리가 근년에 이룩한 고도경제성장의 실적은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제2의 도약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은 대충 직접경비 23억달러에다 부대경비 45억달러라는 엄청난 비용이 드는 행사라는 점에서 결코 헛된 잔치가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의 경제적 실력이 흔히 지적되듯이「외화내빈」하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를 올림픽잔치로써 결코 심화시켜서는 안되며, 극복하며 발전하는계기로서 이용되지 않으면 안되겠다.
정치·외교적으로 또는 문화면에서도 우리는 공산권·미수교국과의 관계개선에도 이 기회가 헛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올림픽시설이나 경기준비는 물론 실수없이 이루어져야겠지만 한국인의 문화수준과 평화애호의 정신도 유감없이 충분히 발휘되어야겠다.
올림픽이 스포츠경기인한 주최국으로서의 경기역운도 부끄럽지않게 과시되어야할 것이지만, 스포츠 그자체보다도 한국인과 한국문화를 세계에 자랑할 기회로서 그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올림픽유치는 물론, 반드시 긍정적측면만 있는것이 아니기때문에 무턱대고 기뻐만할 일은 아니다. 또 유치의 관정에서 국민의 찬반토의가 충분히 있었어야 더 좋았을 것이라는 점은 새삼 되풀이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일단「서울 올림픽」이 확정된이상 우리는 이항사의 성공을 위해 국민적인 협조와 편달이 없어서는 안되겠다. 이때야말로 수만년 역사를 가진 문화민족으로서 세련되고품위있는 민주국민다운 면모를 세계에 과시하도록 힘을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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