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서독 「반도체 이색전」체열|세계 시장 점유율은 미·50, 일·유럽 각25%|합작회사 설립·기술 역용등 모든 수단 동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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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최근 일본경제계는 미·일·유럽간의 기술전쟁이 점점 치열해질 것이라고 보고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고 야단들이다. 특히 미일간의 유도체 개발에 대해서는 양측이 격돌해, 불꽃이 튀기고 있다는 표현을 서슴치 않고 쓰고 있다. 이둘 3개 기술 선진 지역을 뚫고 들어가야 하는 우리로서는 각국의 전략산업과 경쟁 상황이 지대한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근래 외지에 보도된 서방 3개 지역의 기술개발 경쟁의 실상을 알아본다.
서방세계에 있어 기술개발은 미국·유럽·일본이 각각 거점을 이루고 있다.
80년대에 들어 이들의 경쟁은 심해져 국제문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미일간의 반도체 개발 경쟁은 이미 격전에 들어가 상호 반격전이 치열하다.
반도체의 생산능력은 미국이 세계의 65%, 일본 25%, 유럽이 10%에 못 미치고 있다. 시장규모는 미국이 50%이며 일본과 유럽이 각각 25%씩 차지한다.
현재 미일의 반도체 산업에서 서로 맞붙곤 있는 것은 VLSI(초대규모집적회로)이용기술 개발이다.
초 LSI는 1개의 칩속에 10만∼1백 만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있는 것과 같은 기능을 갖고 있다.
VLSI가 본격적으로 이용되면 전자기기의 코스트가 절감되고 신뢰도와 스피드가 좋아져 지금 문제되고 있는 한자 및 음성점보 처리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다.
일본은 2백56K 비트 짜리 VLSI를 일본 전기·도오시바에서 개발하고 있다.
기억소자 분야에서는 일본이 앞서지만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같은 논리회로에서는 창조성·인력·자금이 월등한 미국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일간엔 서로 자기들 시장을 지키려는 실력대결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체적인 개발능력에서 처지는 일본은 몇 개의 부문을 집중 개발, 미국을 공략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64K 비트 짜리 기억소자로 올해 중반기에 세계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데 곧 50%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16K비트 기억소자는 미국시장의 4O%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일본이 자동화와 숙련된 노동자 덕택으로 제조기술이 좋아 생산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일본의 품질관리 기술을 모방하고, 일본에 합작공장을 세우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회사인 페어차일드와 모터롤러는 일본상륙을 준비중이며 일본 IBM은 83년 준공목표로 집적회로(IC) 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일본에 합작공장을 세우는 데는 우수한 노동의 질과 일본기술을 역으로 이용하자는 의도가 있다.
일본도 지지 않고 이에 대응,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실리콘 계곡(미국반도체 공장 단지)에 있는 공장을 인수한다거나 유럽에 공장을 세운다는 전략이 그것이다.
이러한 반도체개발 전쟁의 뒤쪽에는 양국의 정부가 도사리고 있다. ·
미국은 VHLSI(초고속집적회로) 개발이 국방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80∼86년 사이에 3억 달러를 투자한다. 이것은 미사일등 각종 무기에 반도체기술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일본도 초LSI 연구조합을 만들어 거국적으로 연구개발을 추진중이다.
양국의 전문가들은 80년대는 미일간의 정보기기산업이 무역문제의 초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상호 정부 및 산업계의 대화가 시급하다고 결론짓고 있다.
한국도 앞으로 전자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키운다는 정책아래 86년까지는 LSI(대규모집적회로)룰 개발하고 86년대 초에는 VLSI소자를 우리 손으로 제작한다는 목표가 세워져 있다.
이밖에도 기술선진국들은 자신들의 전통, 국민성 등의 풍토에 따라 특정기술을 확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미국은 개척 적이고 자율적인 분야가 강해 우주·항공·유전공학 등에서 앞서 있다.
매년 우주·항공에만 2백40억 달러를 투자, 일본의 전 연구비를 능가하고 있다.
유럽 쪽은 서독과 프랑스가 원자력발전부문에서 독보적 존재다.
최신 원자력발전 기술인 고속 충중식로는 EC국가들이 자랑하는 기초기술로 앞으로의 기대가 크다.
EC국가들의 특색은 늦더라도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앞세운다는 점이다. 이들은 미국기술에 거의 의존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세밀한 손재주와 낭만주의적 국민성을 바탕으로 카메라·가전기기·철강·반도체 등에서 우세한 국제경쟁력을 키워왔다.
철강산업은 일본이 자랑하는 것으로 복잡한 공경과 8만 품목에 달하는 철강 제품 생산이 자기들 풍토에 맞는다고 분석, 지속적 개발을 역설하고 있다. 즉 철강산업이고도 한 기술산업은 아니지만 다양한 제품생산으로 임할 이 고객에게 응해야하며 조업기술의 개량 등은 일본노동자의성격에 맞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목기술은 외국 기술을 도입, 응용하거나 생산공정을 개선해 원가절감을 시킨 것으로 원초 기술이 적어 외국과의 마찰이 뒤따르고 있다.

<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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