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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자위대의 대마도 방위 작전계획엔|한반도 유사시 난민 저지도 포함|대소전략상 북해도 보다 중요|일선 입체작전 펴 재탈환 훈련 소함 추적하는 극비시설 갖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일본의 국방상 최전선은 어디인가. 이제까지 소련과 코를 맞대고 있는 북해도로 만 알려 졌던 일본방위의 가장 중요한 요새가 북쪽의 북해도가 아니라 서 남쪽의 대마도라는 사실이 지난 7월 20일 자위대가 생긴 이래 처음 실시 된 3군 합동 훈련을 통해 밝혀졌다. 더욱이 일본자위대의 방위 개념에는 놀랍게도 한반도에 전쟁이 재발하는 경우 일본으로 밀려올 한국의 피난을 막을 임무까지 포함돼 있다.
지난 7월의 CB자위대 3군 합동 훈련은 대마도가 주무대가 되어 가상적에 점령당한 대마도를 재탈환하는 것이 작전의 핵심이었다.
일본의 저널리스트「오가와」(소천화구)씨가 폭로한 이번 훈련의 시나리오는 일본에 있어 중요한 것은 북해도가 아니라 대마도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시나리오의 내용을 보면
① 소련군의 중동침공으로 주일미군이 중동으로 스윙(이동) 한다.
② 이와 동시에 극동소련군이 북해도에 압력을 가하고 침공의 움직임을 보인다.
③ 일본의 자위대는 북해도 방위에 전력을 집중한다.
④ 이때 북괴군이 휴전선을 돌파, 남침을 시도한다.
⑤ 동시에 소련의 태평양 함대가 남하를 개시, 중동과 한반도로 향한다.
⑥ 소련은 일본 전 국토와 영해 및 영공침범을 자행하며 대마해협 항행권 확보를 위해 대마도룰 장악한다.
⑦ 일본 자위대는 제41 연대 병력을 투입, 해병 작전으로 대마도에 역 상륙 작전을 감행해 이를 탈환하다.
일본 방위청이 이 같은 시나리오를 작성한 것은 소련의 입장에서 볼 때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태평양 함대가 동해를 빠져나가 작전을 수행하려면 대한해협이나 대마 해협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길은 사할린(화태)반도와 북해도 사이의 소오야(종곡)해협, 북해도와 본국사이의 쓰가루(진경)해협, 그리고 남쪽의 현해탄 등 3개가 있다.
그러나 폭 23해리의 스오야 해협은 남쪽 절반이 일본영해 일 뿐만 아니라 수심이 얕아 잠수함 통행이 어렵고 쓰가루 해협은 폭도 3해리로 좁을 뿐 아니라 사실상 일본의 내해나 다름없다.
대한해협(한반도와 대마도사이)은 폭이 25해리로 한일양국의 영해(12해리)가 겹쳐 있고 대마해협(대마도와 구주사이)만이 25해리로 양쪽에서 12해리를 영해로 빼더라도 1해리 정도의 공해가 남는다.
이 때문에 소련의 태평양 함대는 지금도 대마해협의 한 가운데를 주 항로로 이용하고 있으며 대마도는 소련의 목적을 누르는 전략 요충이 되고 있다.
대마도에는 현재 육장 자위대 3백명, 해장 자위대 2백23명, 항공 자위대 1백70명 합계 6백93명의 병력이 5개 기지에 주둔해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대마도의 비중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미 일 양국은 이곳에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군사목적의 중요시설을 갖추어놓고 있으며 미일 안보체제에서 『절대로 지켜야 할 곳』으로 지목돼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시절중의 첫손에 꼽힐 것이 「오메가」.세계에 8개소 밖에 없는 오메가 국은 4백55mm 높이의 철탑에서 발사하는 오메가 전파를 통해 민간 선박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토록 할 뿐 아니라 군사적으로는 해중의 핵적재 잠수함이 핵 발사 위치를 정확히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시설은 50년3월 25억5천만 엔의 자금으로 건설됐으나 신기기는 미 해군이 무상 대여한 것이다.
오메가국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수중청음기와 레이더시설이다.
LQO3이라 불리는 수중 청음기는 모두 7기가 설치 돼 있는데 소련 태평양 함대에 소속된 1백3O척의 잠수함 (그중 70척은 원자력)의 음문(지문과 마찬가지로 그배의 독특한 음색)을 식별· 채취할 수 있어 이곳을 통과 할 소련잠수함의 움직임을 손바닥처럼 파악한다.
미 해군은 이와는 별도로 SOS망S라는 수중 청음 망을 설치해 놓고 있다.
대마도 북쪽에 위치한 둘레 4km의 작은 섬 해율도에는 AN고PS20 (수색용)및 SPS6T (측고용) 레이더가 설치 돼 있어 한반도 휴전선까지를 커버하고 있다.
한반도에 만일의 사태가 발생 할 경우 이를 즉각 탐지하고 동시에 일본에서 출격하는 미군 기를 지원한다.
일본의 3군 자위대가 첫 합동훈련으로 대마도 역 상륙 작전을 실시한 배경에는 이 같은 사정이 깔려있다.
대마도 방위 작전에서 일본자위대가 신경을 쓰는 것은 한반도 유사시에 한반도에서 건너 올 피난민 문제이며 그 대책을 심각하게 검토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형식적으로는『난민을 가장하고 북괴의 무장 게릴라가 상륙할 경우 소련군의 상륙을 기다릴 것도 없이 대마도의 중요 거점을 뺏기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방위청고위관계자) 고 말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피난민의 상륙을 막는 것이 과제가 되고 있다고 일본의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군사평론가「아오끼」(책목일출웅) 같은 사람은『육상 자위대를 대마도에 주둔시키는 것은 치안상의 의미가 더 크다』 고 솔직히 말하고 있다. 주일 한국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한국에 대한 안보의 협력은커녕 일어나지도 않을 문제를 가지고 별 걱정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동경-신성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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