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더미니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황무지와 다름없던 우리의 레저산업도 이제 발전의 싹이 트나보다. 작년부터 콘더미니엄이란 이란 낯선 단어가 자주 눈에 뛴다.
콘더미니엄(Condominium)이란 라틴어로 원래 두나라 이상에의한 공동지배, 통치를 뜻하는 정치용어였다.
영어에서도 컨도미니트라면 공동지배, 통치를 말한다.
레저산업에 이말이 원용된 것은 50연대 이탈리아 중소기업인들이 사원들에게 싼값으로 공동별장을 사도록 권장한데서 비롯됐다. 아파트나 연립주택 또는 호탤식으로 건설된 별장식 가옥의 한채를 흔히 10명정도의 시민들이 공동소유해서 제각기 다른 날자를 잡아 휴가를 즐기는 것이다.
재빨리 이 제도를 관광산업에서 받아들인 미국은 공동소유주에게 1년 28박을 이용할 수 있게한다. 물론 실내에는 침실에 필요한 설비가 다 돼있어 휴가기간에는 완전히 자기집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상류층처럼 제2주택을 휴양지에 가질수 없는 중산층에겐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지금 플로리다·하와이·지중해변 등엔 수많은 콘더미니엄이 즐비하다.
정부도 국민의 관광강려책으로 건설을 권장하고 있다.
이 콘더미니엄이 드디어 한국에도 상륙하게 된것은 그만큼 국민의 생활수준이 높아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특히 오너 드라이버의 급증은 여행객의 편안한 이동을 보장해 줌으로써 콘더미니엄의 이용을 한번쯤 생각하게 만든것 같다.
우리나라도 이제 관광이라면 가장 혼자가 아니라 가족전체가 움직이는 것이라고 인식하게끔 되었다.
특히 콘더미니엄 건설을 시작한 관광업체에서는 국내 관광지의 순번제 숙박은 물론 의국업체와의 제휴로 교환숙박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여행의 자유화와 함께 외국휴양지에 한국인의 발길이 잦아질것 같기도 하다.
최근의 세계적인 경제불황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관광산업은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OECD국가중 18개국의 작년 입국 관광객수는 79년보다 7%가 늘어났다.
단지 이들이 소비한 외화만은 2%의 증가에 그쳐 너나할것없이 「알뜰관광」의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물가가 급격히 오른 영국과 에이레에는 관광객이 다소 줄어들기도 해 물가가 비싼곳은 찾지 않으려는 경향도 보인다.
국민의 알뜰관광을 뒷받침하는 레저산업은 제2의 창조를 위한 휴식을 국민에게 골고루 준다는 의미에서도 뜻깊은 일일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