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6일 박희태 전 국회의장 출석요구서 보낼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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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76) 전 국회의장의 성추행 의혹 수사가 강원도 원주경찰서에서 강원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로 넘어갔다.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원주 모 골프장 캐디 A씨가 지난 12일 원주경찰서에서 피해 내용을 진술한 직후다. A씨는 20대 초반의 여성 캐디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강원 성폭력수사대는 A씨를 피해자 조사한 데 이어 지난 13일 골프장 마스터(운영 책임자)와 동료 캐디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참고인 진술 내용이 피해자와 일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 전 의장이 골프를 치다가 캐디를 뒤에서 껴안는 등 신체 접촉을 했으며, 또다른 신체 접촉을 요구하다 거절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캐디와 마스터는 현장을 직접 목격하지는 않았고 캐디 A씨로부터 상황을 전해 들었다. 경찰은 박 전 의장을 조사하기 위해 16일 등기우편으로 출석요구서를 보낼 계획이다.

박 전 의장이 골프를 친 지난 11일 캐디 A씨는 도중에 골프장 측에 캐디 역할을 다른 사람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교체된 뒤 동료들에게 ”성추행당했다“고 알렸고, 이틑날인 12일 원주경찰서에 성추행당했다고 신고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의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후배 세 명이 함께 골프를 쳤는데 어떻게 성추행을 한 단 말이냐. 손녀뻘 캐디라 귀엽다는 차원에서 팔이나 등을 몇 번 툭 쳤지만 성추행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kab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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