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부족하고 채널간 특성 없다|크리스천 아카데미 『TV 방송 현황과 방향』세미나|뉴스는 정부행사 비중 너무 커|연속극의 무대 지나친 도시편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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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크리스 전 아카데미 (원장 강원용)는 25∼26일 서울 아카데미 하우스에서『한국TV방송 현황과 바람직한 방향』 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우리 나라 방송이 공영방송이 된 뒤 처음으로 갖는 전체적이고 체계적인 분석과 평가라는 점에서 방송인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있다.
크리스천 아카데미는 이번 세미나를 위해 홍기선(고려대 교수) 이송수(서울대 교수) 강대인 (서울대 신문연구소 연구원) 씨 등이 집필한 한국TV의 현황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마련했다. 세미나는 보고서를 토대로 해서 토론을 거쳐 한국방송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게된다.
이번 보고서는 ① 우리 나라에서 공영 방송의 기본 정신은 무엇이며 제도 면에서 어떻게 방영되고있는가 ② 사회계층과 지역적 차이에서 오는 요구를 효과적으로 부응할 수 있도록 채널의 다양화가 이루어졌는가 ③ 방송의· 편성 내용이 시청자의 일상 생활시간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④ 공영이 갖는 교육 기능 강화보다는 오락성 프로그램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있지 않은가 ⑤ 공영화 이후에 등장한 광고방송의 문제는 어떤 것인가 등 5개 부문에 걸쳐 검토되고 있다.
이 보고서의 핵심은 역시 각 프로그램의 제작 태도와 내용이다. 이 분석에 따라 지적된 프로그램별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뉴스는 행정 부서에서 제공한 정기적인 행사나 예정이 상당부분 차지하고있고(24%) 기자들의 취재는 19% 정도였다. 이 때문에 뉴스는 일반적으로 배경 설명이 별로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쇼나 오락 프로에 등장한 전통문화 계승에도 문제점이 있다고 분석한다. 즉 전통문화 계승이 반드시 옛 노래나 춤을 보여주는 것만이 아니고 예로부터 우리생활 저변에 깔려있는 정신과 맥을 살려 새로운 형태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작업은 진지한 자세와 상담한 투자가 필요하며 몇 명의 가수나 보컬 그룹에 맡겨 이상한 기형아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시청들에게 높은 인기가 있는 외화 수사 물은 대부분 우리에게 생소한 것으로 외국의 저질문화를 소개하는 때 그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런 내용의 프로그램이 흥미를 끌고 높은 시청률은 올리겠지만 공영방송의 입장에서나 사회 교육적 입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리 예상해야 된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 연속극은 도시편중 무대 선정이나 기타 호화생활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이런 소극적인 금지사항에만 얽매이지 말고 긍정적으로 음미할 만한 주제를 성실히 다루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4개가 있는 우리 나라 TV방송이 다양성과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했다. 즉 각 채널의 기본 방향만 선정된다면 이에 따른 편성과 제작은 각 채널별로 독립된 체제 밑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KBS와 MBC가 같은 시청 계층을 두고 지나친 경쟁을 한다는 것이다. 경쟁은 프로그램 질 향상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도 되긴 하겠지만 때에 따라선 큰 낭비가 될 수도 있다.
공영 방송의 광고에 대해서도 광고 방송이 ① 소비자보호 ② 광고주가 매체를 선정할 수 있는 매체에 대한 경보 ③ 광고도 프로그램의 일종이므로 전체프로그램과 어울리는 수준의 광고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세미나엔 방송관계자 1백 여명이 참가하며 전체사회는 최창섭 교수(서강대) 가, 「공영방송제조」부문에 대해선 서정자 교수 (연세대), 「프로그램 편성과 제작」부문엔 유재천 교수(서강대)가, 「광고방송」부문엔 이대용 교수(중앙대)가 각각 사회를 맡는다.

<김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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