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환절기 건강|이상종(고려병원 내과과장)|기침이 심하다(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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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내가 아는 환자 중에 지독히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이 있다.
개인회사 중견관리직에 있는 37세의 Y씨로 비교적 건강관리에 열성을 보이는 편이면서도 담배에만은 맥을 못춘다.
체중은 63㎏, 키가 166㎝에 담배는 하루 2갑씩 피우며 술은 조금씩 자주 마시는 편이다. 코피는 하루 5잔 이상, 때에 따라 7∼8잔 정도를 마실 때도 있다.
하루 세끼 식사는 거르지 않고 비교적 골고루 드는 편이며 아침에 살고있는 아파트단지를 매일 30∼60분씩 달리는 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가까운 야산에 등산도 가곤 한다.
이만하면 건강체를 유지해야 할텐데 항상 가래가 나오고 밭은기침이 있으며 환절기에는 한층 심해진다.
원래 만성기관지염은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에게서 자주 볼 수 있다. 예를 든 Y씨도 그대로 계속 담배를 피운다면 만성기관지염으로 변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지금이라도 금연을 하면 밭은기침이나 가래문제는 자연히 해결되겠지만, 그것이 힘들다면 하루 10개비 이하로 줄이도록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관지 점막에는 섬모상피라는 미세한 털과 비슷한 조직이 있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공해물질·세균·독소 등을 바깥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장치는 공기에서 올지도 모르는 피해를 막아주는 호흡기관의 수문장 노릇을 하는 셈이다.
그런데 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오랫동안 계속되거나 담배를 지나치게 피우면 이 조직이 파괴되어 호흡기가 외부 유해물질에 대해 무력하게 되어버린다.
Y씨는 또 편도선이 비대해 있어 1년에 2∼3차례씩 계절이 바뀔 때마다 편도가 붓고 뜨끔거리며 40도 정도까지 체온이 오른다. 이때만은 할 수 없이 담배를 끊고 항생제·소염제 등을 구입해서 먹지만 보통 1주일 정도가 걸려 가끔 결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줄담배와 편도선 비대를 갖고있는 사람은 평소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호흡기를 튼튼히 하는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벼운 운동이나 체조와 함께 매일 따로 심호흡을 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한 방법의 한가지가 복식호흡이다. 상체를 코브라같이 웅크리고 손을 어깨넓이로 벌려 바닥을 짚은 다음 배꼽부위를 바닥에 밀착시킨다. 이때 양발은 넓게 벌리며 턱을 앞으로 내밀고 혀도 쭉 빼서, 마치 개가 호흡하는 식으로 『하-하-』하는 호흡을 한다.
이 운동은 평소 호흡기를 단련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는 학자들의 의견이 많다.
편도선염이 반복되면 신장염·류머티스 열을 일으키기 쉽다. 따라서 너무 자주 편도선염을 앓는 사람은 요(요)검사나 류머티스인자에 대한 혈청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침이 심하게 계속될 때는 흉부X선 촬영으로 폐렴이나 결핵유무를 체크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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