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의 '복병' 생리통, 빛 치료하면 성적 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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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활동이 활발한 수험생은 상대적으로 자궁 부위의 혈액이 부족해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다. 사진=김수정 기자

11월 1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수능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60일가량을 앞둔 지금부터 철저한 건강관리에 돌입해야 한다. 특히 여학생에게는 생리통이 수능 당일 최대 ‘복병’이 될 수 있다. 생리통이 불쾌감, 체력·집중력 저하, 신경과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여학생은 생리통으로 인해 남학생보다 제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수능시험에서 한두 문제 실수가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는 만큼 지금부터 생리통 조절이 필요하다.

10대 생리통 환자, 5년 새 41% 증가

생리통은 가임기 여성의 50%가 겪는 흔한 증상이다. 그중 10대 청소년(20대 미만)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8.8%로 2만4023명에 달한다. 5년 새 41%가량 늘었다. 분당미나여성의원 이미나 원장은 “생리는 작은 분만과도 같다”며 “자궁이 수축해 통증유발물질(프로스타글란딘)이 분비되면서 배가 아프고 극도로 예민해져 평소 학업은 물론, 수험생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생리통은 크게 원발성과 속발성으로 구분한다. 원발성은 특별한 원인 없이 통증유발물질에 의해 통증이 발생한다. 반면에 속발성은 자궁내막증·자궁근종 등 자궁질환의 영향으로 나타난다. 질환을 치료하면 생리통도 개선된다. 이 원장은 “일반적인 생리통은 원발성을 뜻한다”며 “체질·식습관·생활환경에 따라 통증의 정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원발성 생리통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는 혈액순환 장애다. 자궁에 혈액이 부족하면 통증이 심해진다. 이 원장은 “혈류가 부족하면 자궁 근육이 강하게 수축하고, 통증유발물질이 더 많이 발생한다”며 “특히 머리를 많이 쓰는 수험생은 혈액이 머리 부위로 집중되면서 자궁 혈액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신경이 예민한 상태에서 통증이 증가하기도 한다.

약물 장기복용, 위궤양 등 부작용 우려

생리통의 일반적인 해결책은 진통제·피임약 복용이다. 진통제는 프로스타글란딘의 분비를 억제해 통증을 감소시킨다. 피임약은 생리주기의 호르몬 변화를 완화시켜 통증을 줄인다.

 하지만 대다수는 생리통을 참는다. 약물에 대한 내성·부작용을 우려해서다. 약물 복용은 효과가 빠르고 간편하지만 장기 복용하면 해독작용으로 인해 간·신장에 무리가 가고, 위궤양 등 위장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매달 복용해야 하므로 근본 치료보다 일시적인 통증 개선에 가깝다.

 약물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에겐 가시광선을 이용한 생리통 치료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칼라세븐이 개발한 ‘우먼스트레스프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국내 유일의 생리통 치료기다. 빛(가시광선)을 이용한 ‘PAMS(Photo-Activated Modulation of Smooth muscle)’ 기술을 적용해 부작용 없이 생리통을 치료한다.

빛으로 평활근 이완시켜 생리통 개선

생리통 치료기 ‘우먼스트레스프리’를 개발한 전 전북대 바이오메디컬공학부 김남균 교수는 “피부에 조사된 가시광선이 자궁의 평활근(smooth muscle·혈관 벽, 내부 장기를 구성하는 근육)을 이완시킨다”며 “근육 이완으로 혈액순환이 증진되면서 평활근 세포의 산소·영양 공급과 대사작용이 활발해진다”고 설명했다. 활발한 대사작용은 평활근의 수축·이완 기능을 회복시켜 생리통을 개선한다. 이 같은 원리의 생리통 치료기는 2012년 국내 대학병원 두 곳에서 임상시험을 거쳐 치료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됐다. 이는 2012년 해외 저명한 산부인과 저널(Archives of Gynocology and Obstetrics)에 소개됐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생리 시작 일주일 전 하루 20분씩 5~7일간 치료기의 광선프로브를 배꼽 밑에 부착하면 된다. 1~3개월 사용하면 생리통이 개선된다. 작고 디자인이 예뻐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약물 복용은 두통부터 위장장애까지 다양한 부작용이 있지만, 빛을 이용한 치료는 혈액순환을 촉진해 평활근을 회복시키기 때문에 생리통의 근본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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