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서 영자동차사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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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런던=장두성특파원】일본과 자유중국에 이어 한국의 기업도 영국산업계에 발을 들여 놓기 시작했다. 컨테이너생산을 주로 해온 (주)진도(대표 김영진·40)는 지난5월 런던근교에 있는 고급 스포츠카 제작회사인 펜더카사를 인수했다.
(주)진도는 한국 경영진의 관장 아래 본격적인 자동차생산활동을 서두르고 있다. 진도는 펜더카에 1만4천8백달러를 투자, 지분의 80%를 인수함으로써 경영권을 장악한 것이다.
이 공장은 현재 영국인기술자 33명을 주축으로 연간 2백대정도를 생산하는 소규모 조립공장이다. 그러나 차가 주문 생산되는 고급(대당 가격 2만달러에서 최고 12만달러)이어서 규모에 관계없이 경영의 전망은 밝다고 현지경영 책임자인 김영철부회장은 말하고있다.
진도의 목표는 차체와 기타 부속품을 한국에서 생산해서 영국공장에 공급하면 자재원가가 3분의1로 줄기 때문에 차 값이 그만큼 싸질 뿐 아니라 수시로 모델을 바꿔 패션생산이 가능해서 시장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이다.
8년의 역사룰 가진 펜더스포츠카는 「월리엄·홀덴」 「리처드·버튼」 「열턴·존」등 유명한 연예인들이 갖고 있고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정부가 가장 비싼 펜더드빌을 사서 요르단의 「후세인」왕에게 결혼선물로 준 바도 있어 국제적 VIP들간에는 상당히 알려져 있다.
진도의 이 공장인수는 한국업체가 처음으로 영국 산업계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이미 일본은 파나소닉·혼다 등이 영국내에 생산공장을 운영하거나 준비중에 있고 자유중국도 타풍회사가 텔리비전 제작공장을 인수해서 제작을 시작했다.
일본과 자유중국 회사들은 공장설립 직후부터 영국인 종업원을 동양식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큰 반발없이 잘하고 있다. 예컨대 차 마시는 시간을 줄이고 시간의 근무시간을 늘리는 등 영국산업체보다 엄격한 작업규율을 도입하고 동시에 종업원을 한 가족으로 보는 동양적 인사관리를 도입하고 있다.
특히 계급의식이 제도화 된 영국에서 관리인과 노동자가 같은 제복을 입고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주차장을 같이 쓰는 등의 평등주의는 호명을 받고 있다.
진도그룹도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한국식 노사관계를 도입해서 새로운 경영방식을 시험할 계획이라고 김부회장은 말했다.
진도는 고급모피를 수출해온 진도물산과 트레일러·컨테이너 등을 생산 수출해 온 진도산업이 지난9월초에 합병한 회사다.
지난해 수출실적은 진도산업이 3천7백만달러, 진도물산은 1천9백만달러.
진도물산은 구노동수출산업공단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진도산업은 인천에 트레일러공장이있고 부호공단에서는 컨테이너를 생산하고 있다. (주)진도의 올해수출목표는 l억1천만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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