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서 밝힌 SSAT·자소서·PT 깨알팁 살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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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택 기자

단국대 중문과 4년 이은정(21·여)씨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자기소개서(자소서)가 걱정이다. 중국에서 고교와 교환학생을 거쳐 중국어를 잘하지만, 다른 지원자의 화려한 경력을 보면 고개가 숙여진다. 학과에서는 공부를 좀 잘해왔다고 생각하지만, 학점은 어느 정도나 되어야 할지 고민이다. 이씨는 “자소서 한 장에 나 자신을 어떻게 보여주고, 회사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는 지금도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한 해답은 ‘회사의 가치와 자신의 역량이 연결되도록 써야 한다’ ‘화목한 가정 같은 상투적 표현을 쓰지 않는다’ ‘다른 회사에 냈던 자소서를 재탕하지 않는다’ 등이 있다. 학점은 3.0(4.5만점)이 최소한의 자격요건이 되기도 하지만, 성실성의 잣대로 보는 회사에서는 중시된다.

전경련과 고용노동부가 이달 초 경북대·부산대·충남대·전남대 등 국립대 4곳에서 개최한 ‘2014년 지역인재 채용설명회’에서 나온 이야기다. 설명회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SK그룹, LG화학, 롯데그룹, 대한항공, LS그룹, 대림그룹 등 대학생들의 선망을 한 몸에 받는 대기업 인사담당자가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학점을 최저 지원 기준으로 평가한다. 4.5만점에 3.0이상이다. 2년 내 영어 점수도 있어야 한다. 중요한 점은 인적성검사(SSAT)에서 찍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틀리면 감점이고 빈 칸으로 두면 0점이기 때문에, 모르는 문제에 대해 결코 임의로 답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신입과 인턴 1000명을 채용할 예정인 SK그룹은 회사의 가치와 자신의 역량이 잘 연결되도록 쓰는 것을 중시한다. 이에 따라 지원자는 평소 SK의 경영혁신운동인 ‘수펙스’와 주요 경영 방침, 사회공헌 활동 등을 꿰고 있어야 한다. 특히나 자소서 한 가지를 여러 회사에 중복사용(Copy＆Paste)하는 경우에는 감점이 될 수 있다. SK 측은 설명회에서 “화목한 가정, 현모양처, 엄부자모 등을 사용한 자소서를 피해야 한다”는 점도 밝혔다.

롯데그룹은 올해 채용 인원의 40%를 여성으로 충원한다. 건설·화학이 대부분 남자로 채워지는 것을 감안하면, 유통·식품 계열사는 여성이 대다수가 될 것으로 전경련은 분석했다. 면세점·백화점 계열사는 원어민 수준의 외국어 구사자에게 높은 가점을 준다.

그 외에도 대한항공은 성실성 평가를 위해 학점을 중시하고, 서류 전형 통과를 많이 시키는 대신, 2차 면접에서 5분간 개인 영어PT(프레젠테이션)를 시킨다. 대림산업은 사장단 2차 면접에서 비즈니스 관련 질문지를 현장에서 30분 전에 나눠주고, 지원자가 사장단 앞에서 칠판을 써가면서 30분간 개인PT를 해야 하는 점이 특징이다. 전경련 이철행 고용노사팀장은 "취직을 잘 하려면 일률적인 스펙 쌓기보다는 '입사 후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자소서 작성과 인재상 파악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이하는 각사 인사담당자들이 밝힌 깨알 팁.

▶삼성전자

- 인적성검사(SSAT)에서 틀리면 감점되므로, 모르면 찍지 말 것
- 중국시장 관심 커지므로, 중국어 점수 높으면 가산점
- 인문계 전공자를 뽑아 6개월 교육해 소프트웨어 인력 육성하는 SCSA 전형도 있어

▶SK그룹

- 신입과 인턴 포함해 하반기 1000명 채용 예정
- ‘탤런트 페스티벌’ 수상시 인턴 서류 전형 면제
- 회사의 가치와 개인 역량을 연결시키는 자기소개서 작성 중요
- ‘엄부자모’ ‘화목한 가정’ 등 상투적 표현 사용 금지

▶LG화학

- 전공 평균학점이 높을 수록 유리
- 한자·한국사 10문항씩 출제. 한자는 독해력, 한국사는 ‘역사적 의미 파악’ 평가
- 희망 사업부 및 직무, 근무지역에 따라 ‘동일 스펙’이라도 경쟁률 달라

▶롯데그룹

- 신입사원 40% 여성 채용 예정
- 자기소개서 바탕으로 하루 종일 면접 진행
- 백화점·면세점 지원자는 외국어 능통자 가점

▶대한항공

- 4년 평균학점을 중요시(성실성 평가)
- 서류 통과 비율 높음
- 2차 면접에서 5분짜리 개인별 영어 PT(프레젠테이션)면접 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