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외상 일문일답|노외무 각료회담 결렬 아니다|원전 경협-안보분리는 불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과거 10차례 모두 공동성명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공동성명도 없고 회담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는 것 같은데 노장관이 보는 회의의 성과는.
▲협의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오늘도 2시간반동안 회담을 했는데 우선 성과라고 말한다면 한일양국이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와 인식문제에 의견의 일치를 본 것이다.
그러나 경제협력문제, 즉 우리가 제안한 60억달러는 이번에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것은 계속 협의할 것이다. 그리고 전두환대통령-「스즈끼」수상간의 수뇌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갖도록 합의를 보았다.
-이번에 합의 못 본 부분에 대해서는 외교채널 혹은 외상회담을 통해 계속 협의할 것인지, 또 한다면 시기는 언제쯤 될 것인지.
▲협의는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타결되도록 조속히 추진할 것이며 그 선이 어느 것이 될지는 그때그때 봐가며 결정하겠다.
-공동발표문 제5항 중 『일본의 경제협력의 기본 방침하에…』라고 한 표현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일본이 최대의 성의를 가지고 제5공화국 출범과 더불어 우리나라에 협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당초 우리는 60억달러의 공공차관과 40억달러의 상업차관을 제의했는데 공동발표문에서 그 문제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결렬된 것인가.
▲양국수뇌회담을 조기에 개최하기로 합의했으므로 결렬은 아니다.
경협액수에 관해서는 이 자리에서 뭐라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일본측이 성심 성의껏 협조하겠다고 말한 것은 분명하다.
65년 한일국교정상화 당시 일본이 우리에게 준 돈은 무상 3억달리·유상2억 달러였다. 또 국교정상화이후 일본이 우리에게 제공한 공공차관은 12억달러에 불과했다. 반면 금년8월말까지 우리의 대일무역적자는 무려 2백12억달러에 달했다.
일본이 이 같은 과거의 액수를 바탕으로 얘기를 하려했기 때문에 우리는 과거 그 숫자가 정당하지 많다는 것을 알리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일응 얘기가 됐고 일본은 한국의 제5공화국과 새로운 차원의 경제협력을 하기로 약속했다.
-한일수뇌회담을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 내에 연다고 했는데 금년내인 것으로 받아들여도 좋은가.
▲수뇌회담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앞으로 교섭을 해봐야 알겠다.
-우리의 제5차 경제사회개발5개년 계획과 공공차관 60억달러와는 어떤 관련이 있나.
▲특별한 연관을 지을 필요는 없다. 일본이 특별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므로 우리의 계획을 설명해 주었을 뿐이다..
-공동성명이 아니고 공동발표문이 나온 경위는.
▲워낙 시일이 짧고 자세한 것을 성명에 모두다 넣자면 오늘저녁까지도 어려울 것 같아 중요한 합의사항을 간략하게 하기 위해 공동발표문으로 했다.
-「소노다」외상은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경협이 방위부담이 아니라고 했는데 회담이 끝난 후에도 그런 입장은 계속되고 있는가.
▲우리가 요구한 60억달러는 공공차관이며 민간 레벨에서의 차관문제는 전혀 논의된 적이 없다.

<회의직후 회견>
-경협과 안보의 분리원칙에는 변함이 없는가.
▲변함없다. 안보와 경협은 별개의 문제다.
-공동발표에는 그런 말이 없지 않은가.
▲발표된 그대로다.
-공동성명이 나오지 못한 배경은 무엇인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 있어 공동성명의 전 단계인 신문공동발표문을 내놓았다.
-발표문은 구속력이 있는가.
▲양국이 합의한 것이므로 이 합의에 따라 계속 협의할 것이다.
-이번 회담의 성과라면….
▲개별회담에서 철도기술과 관광신장, 문화교류 등 구체적인 합의에 이른 것은 큰 성과로 본다.
-한반도에 대한 인식은.
▲한반도와 국제정세인식에 일치를 보았다 (북의 위협은 불언급).

<귀국회견>
-앞으로 각료회담 등 대한접촉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정기각료회의는 내년에 동경에서 열린다. 그밖엔 구체적 이야기가 없었다.
-공동신문발표문 작성에 시간이 많이 걸렸는가.
▲공동신문발표문은 공동성명 다음가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의견을 대조하고 동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동발표문을 낼 것인가 말것인가부터 다져나가느라 시간이 걸렸다. 양측이 모두 이번 회의를 하나의 출발점으로 해서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보고 결렬로 끝나지 않도록 최후까지 노력했다.
-이번 회의에서 독도문제도 거론됐는가.
▲전혀 취급되지 않았다. 이것은 중요한 문제이므로 간단히 의논할 수 없다.
-공동신문발표문에도 정상회담 이야기가 있었는데 귀국직후 만나본 수상은 무어라고 말했는가.
▲정상회담은 양측이 좋다고 할 정도가 되면 어떻게 될 것이다 .시기까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그것은 저쪽 전두환대통령이 말한 것인가.
▲그렇다. 「스즈끼」수상도 같은 생각이다.
-외상회담에 대한 수상의 평가는….
▲그런 말은 없었다.
-외상회담의 전망은 어떤가.
▲여러가지 대화가 진행되면서 필요하면 열 것이지만 시기는 미정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해 한국군대 이외에 주한미군이 기여하고 있는 점이 이야기됐는가(공동발표문에는 주한미군이 언급되지 않았음).
▲삭제했다.
-그것은 누구의 요구에서인가.
▲한일간의 이야기에 제3국의 이름이 나오는 것은 이상하며 한국의 체면이라는 점에서도 이상하며 빼달라고 해서 내 판단으로 삭제했다.
-그것 때문에 한국의 방위노력에 대한 평가가 실제이상으로 평가될 우려는 없는가.
▲그럴 우려는 없다고 생각한다.
【동경=신성순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