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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공산당 각료는 괴롭다 피테르망운수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프랑스사회당정부에 공산당이 참가한지도 어느덧 두달반-. 4공산당 각료 중 특히 당서열 2번째인 「피테르망」운수상은 「미테랑」정책과 공산당정책간의 마찰 때문에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프랑스정부는 1일부터 국영철도 요금을 10% 인상했다. 파리의 지하철·버스요금을 인상한지 불과 한달 만이다.
고속도로 통행료도 곧 오를 전망이다. 야담시절 공공요금 인상을 가장 맹렬히 비난해왔던 공산당의 간부가 스스로 인상에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공산당에서 공공연히 인상의 책임을 조금이라도 지게 하여 공산당이 지배하고 있는 노조의 반발을 받도록 하자는 것이 사회당의 노림수였다면 이 술책은 매우 순조롭게 작동하고 있는 결과가 된다.
「피테르망」운수상의 또 하나의 고민거리는 적자 투성이인 초음속여객기 콩코드 문제다. 콩코드는 고「드골」대통령이 프랑스의 위신과 미국에 대한 역 도전의 하나로 영국과 공동으로 개발한 것.
그러나 오일쇼크 후의 연료비부담, 환경문제 등으로 이를 살 나라가 없다.
그래서 당초 2백50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지금까지 생산한 것은 불과 16대에 지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영국항공과 에어프랑스가 함께 14대나 대서양노선에 취항시키고 있다. 이 역시 수지가 맞을 리 없다. 에어프랑스는 콩코드 때문에 지난80년엔 3억3천5백만프랑 (약4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엔 적자의 7O%를 정부가 보상해주었으나 금년엔 90%를 보상해 주어야 할 판이다. 운항을 정지한다해도 감가상각 등으로 대량적자. 「프랑스의 영광」을 위해 그래도 영업은 해야 한다는 소리도 있지만 「미테랑」대통령은 이미 콩코드의 운항정지를 결심했다는 피가르지의 보도다.
공산당은 지금까지 콩코드개발은 프랑스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항공기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요불가결 하다는 주장이었다. 뉴욕이 환경문제를 이유로 콩코드의 뉴욕취항을 거부했을 때에는 공산당계 노동자들이 파리의 TV방송국을 점령하여 『보잉·고·홈』을 부르짖기 까지 했다.
각료취임 전에는 「피테르망」자신 콩코드보다 더 성능이 좋은 초음속여객기 개발의 필요성을 시사하기까지 했다.
그런 「피테르망」 자신이 이런 콩코드의 「사형판결」에 서명하지 않으면 안 되는 궁지에 빠져있다.
과연 이번에는 「농」(否)이란 말을 뱉어낼지 궁금하다.

<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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