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183) 암과 음식물(8)|짜고·맵고·뜨거운 것은 피하고 균형된 식사를|해조·버섯유 및 비타민 A·C·E도 항암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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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작년 같은 병원에 근무하던 수련의 L씨가 전문의시험 l개월을 앞두고 30세도 안 되는 나이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 주위에 슬픔과 쇼크를 준 일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죄도 없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암에 걸려 고통에 시달리면서 죽음으로의 길을 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암의 발병 원인이 확실치 않아 그 예방법도 딱 떨어지게 나온 것은 적지만 최소한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의 영양소가 암의 유발·촉진·억제작용과 깊은 관련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위암을 유발·촉진하는 음식으로 자극성이 많은 향신료·짠 반찬·발효 및 저장 식품·탄 고기나 생선 등을 들고 있으며, 과식·뜨거운 것·단단한 것·불규칙한 식사 등도 발암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간암의 촉진요인으로는 단백질과 지방의 편중된 식사습관이 꼽히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최근에는 어떤 음식을 계속 균형 있게 섭취하면 몸의 방어능력이 높아져 종양세포의 층식이 억제된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암을 억제하는 음식으로는 무·오이·고구마·우엉·당근 등이 권장되고 있다. 물론 농약이나 비료를 많이 쓴 것은 좋지 않다는 주석이 따라다닌다.
또 칼슘과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해조류(미역·김·다시마)와 버섯(표고버섯) 등이 항암 효과가 있다고 보며, 연근·우엉· 당근 등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저항력을 높여주며 비타민K가 많아 암 억제기능이 있다고 본다.
생 무즙· 된장· 양파· 마늘 등도 어느 정도 강장 및 정장효과가 있다고 여겨지며, 엽록소·효소식품 등을 균형 있게 섭취하면 체내기능이 활성화되어 제암을 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비타민A와 C·E도 요즘 들어 각광받는 암 예방 제다.
비타민A가 부족하면 세포의 이상분화가 이뤄지고 효소의 활성을 제거시켜 위암·폐암·자궁경부암의 발암 촉진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C를 대량으로 섭취하면 정상 세포들의 기능이 강해져 악성종양이 침입해도 보다 유효하게 저항력을 보이며, 체내 발암물질의 합성을 방해하여 대장암 발생의 위험을 줄여 준다.
또 암세포를 잡아먹는 대식 세포를 도와주고 면역 능력을 갖는 임파계에도 좋은 영향을 주어 암뿐 아니라 감염에 대항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비타민E는 세포의 노화와 암화를 한꺼번에 예방하는 물질로 짐작되어 요즘 여기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밖에 민간 항암 요법으로 추천되는 식품에는 율무·부추·호박·가지·메밀·호두·들깨·감씨·결명차·밀기울·꿀 등이 있다.
그러나 발암물질은 장기간 섭취 할 때 암 유발에 작용을 하는 것이므로 일부 발암 유발 물질을 마치 독약처럼 인식해 이런 음식을 약간 먹고 난 후 곧바로 암에 걸릴 것이라는 공포감은 갖지 않도록 해야한다.

<다음은 고려대병원 내과 과장 이상종 박사의 환절기 건강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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