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주부들 갑자기 심한 운동하면|가벼운 운동부터 서서히 하도록|테니스 엘보 아킬레스건 파열 등|보통보다 3배나 부상 율이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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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부는 날씨다 계속되자 조깅, 테니스, 맨손체조 등 새로 운동을 시작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특히 자녀를 대충 키워놓은 중년층 주부들 사이에 최근 스포츠 열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는 몸매를 가꾸는데 있어서나 단조로운 일상생활에 활력을 주는데 있어서 매우 효과적이지만 문제는 그로 인한 부작용이 증가하는 것. 가벼운 부상뿐 아니라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등 큰 부상도 일반인에 비해 여성들에게 눈에 띄게 많다.
여고시절 연식정구를 한 김미선씨(37·서울 반포아파트)는 막내가 국민 학교에 입학했고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된 데다 자꾸 군살이 오르는 것 같아 지난 봄 테니스를 시작했다.
하루 30분씩 직업코치에게 레슨을 받은 후에도 빨리 배워서 잘하고 싶은 욕심에 하루 1시간이상 1주일간 정구를 계속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오른쪽 팔꿈치가 찌릿하게 울리는 통증을 느끼고 래키트를 놓아버렸다. 이른바 테니스엘보에 걸린 것.
홍목자씨(32·서울 방배동)는 이번 여름 유치원에 다니는 큰아들의 소풍을 따라갔다가 부인들과 어울려 배구를 하다 발뒤꿈치 위의 아킬레스건이 끊어져 소풍도중 병원으로 실려 가는 소동을 일으켰다. 공을 받아넘기기 위해 점프를 하는데 갑자기 발뒤꿈치에 강렬한 아픔이 온 것이다.
이처럼 운동을 하다 부상하는 경우는 평소 운동량이 부족하여 팔다리가 약한 중년의 가정주부가 갑자기 심한 운동을 했을 때 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아직 한국에는 통계가 없지만 일본의 경우 스포츠 보험 가입자중 부상으로 보험금을 지불 받은 사람은 전체의 0·7%로 1백10명중 1명인데 비해 지역 부인 스포츠 단체는 2·3%로 43명중 1명 골이다.
결국 3배가 넘는 것으로 일본 스포츠안전협회 조사결과 나타났는데 한국도 이에 준하리라는 것이다.
운동을 하다 다치는 경우는 ▲ 관절을 삐거나 ▲ 골절을 당하거나 ▲ 타박상을 입거나 ▲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것 등이다. 그 중에서도 여성들은 특히 관절을 삐거나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비율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
운동 중 다치는 원인은 충분한 준비 운동을 하지 않고 갑자기 과격한 운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김기호 박사(연세대 스포츠 과학연구소장)는 설명한다. 따라서 정구를 하든, 달리기를 하든 처음에는 서서히 굳어진 몸을 풀어주는 과정부터 시작하라고 권한다.
정구를 할 때는 5∼10분 정도의 맨손체조를 한 후 시작한다. 달리기는 우선 교통량이 적고 공기가 맑은 이른 아침 걷기부터 시작하여 심장과 폐 기능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테니스엘보는 팔꿈치 바깥쪽 근육과 뼈에 잇대어진 인대가 갑작스런 자극으로 염증을 일으키는것.
염증을 가라앉히는 주사를 맞고 물리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정형의과 전문의 한두진박사(한국병원장)는 말한다.
그밖에도 무릎을 오그라뜨려 무릎에 체중이 실려있는 상태에서 볼을 치느라 갑자기 몸을 비틀면 무릎 속의 반월상 용골이 파괴되기도 하며 어깨 근육이 다치기도 한다. 아킬레스건이 파열되었을 때는 대부분의 경우 즉시 수술을 받아야 완치된다.
시기를 놓치면 불구가 되기도 하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수술후한, 두 달이면 완치되고 6개월 뒤면 다시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한 박사의 얘기다.
따라서 안전하게 운동을 하려면 사건에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조금씩 꾸준히 계속하는 인내가 필요하다.
발이 차지 않게 두툼한 긴 양말을 신고 신발은 약간여유가 있는 것이 적당하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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