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회의 때마다 고개를 숙인다.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싸고 여야 대치 상황을 해소하지 못하는 상황 때문이다. 12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그랬다.
이 원내대표는 “여러 가지로 좀 꼬인 것 같아 대단히 힘든 상황이다.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어제 오후 야당 원내대표와 만나 얘기를 나눴지만 진전된 일이 없어 죄송스럽다”고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만나 두 가지를 요구했다.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2차 합의안 추인이 유보됐는데 거부인지 보류인지 명확히 해달라는 것과 수사권과 기소권을 특위에 넘겨달라는 유가족의 요구가 야당의 공식 입장인지에 대해 입장을 밝혀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원내대표는 “주말까지 다시 회담을 하고 빨리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정의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특별법 정국 경색과 관련해 정 의장이 행사할 권한이 많다”며 “이를 적극 행사해서 돌파하는 결심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군현 사무총장도 “협상 파트너인 야당이 안정을 되찾고 정상화되길 바란다”면서도 “여당으로서는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기다릴 수 없는 만큼, 국회 운영을 책임지는 정의화 의장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