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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美교육' 실태 어떤가] 전교조 수업자료 한쪽에 치우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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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교조의 반미 수업은 과연 어떤 내용이기에 대통령이 대책마련까지 지시했을까. 현재 전교조 본부나 각 지부에서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반전수업자료에는 어느 한 학교의 이라크 전쟁과 관련한 신문기사 활용 수업이 소개돼 있다.

"(신문을 읽고)아이들은 부시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신문 기사가 담긴 쪼가리를)편집해 미국이 (이라크에)맹폭격당하는 것으로 만들고 이라크가 승리하였다고 좋아한다. 어떤 아이는 빈 라덴이 이라크를 구해줄 거라고 한다…."

이는 지난 3월 보수단체들의 비난을 산 전교조의 반전 퀴즈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내용이다. 지난해 6월 발생한 두 여중생의 미군 장갑차 압사사건과 관련한 전교조의 공동 수업은 여기서 한발짝 더 나간다.

전교조 전남지부가 제작한 공동수업자료(교사용)에는 미군에 대해 "친일 민족반역자 세력을 이용해 미 군정을 유지하면서 민족모순의 시발점, 발전의 걸림돌이 됐다"고 규정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던 미군 범죄사건을 컴퓨터로 정리해 학생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전남지부는 교사용 보충 자료에서 "아직도 우리 땅에는 외국군대가 버젓이 머물면서 온갖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수업 중 느낀 점을 학생들에게 말하게 해 이를 수행평가에 적용할 것도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 K중학교에서는 한 교사가 미군에 처참하게 피살된 한국 여성의 사진을 수업시간에 모니터로 보여줘 학부모들이 반발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전교조가 이 같은 수업을 통해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에게 한쪽으로 치우친 세계관을 주입하고 있다는 게 학부모들의 비판이다. 또 전교조의 반전 수업은 교장단을 비롯한 보수계층의 정서를 자극해 전교조에 대한 극단적인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본부 차원에서 반전.평화 수업을 했을 뿐 반미 수업을 지시하거나 자료를 낸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당초 공동수업은 이라크 전쟁이나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으나 이들 수업이 모두 미국과 관련된 데다 일선 교사들이 다양한 자료를 갖고 자율적으로 수업을 하면서 빚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송원재 전교조 대변인은 "반전 수업과 반미 수업은 분명 다르다"며 "일부에서 학생들이 소화하기 힘든 내용의 수업 자료를 접해 물의가 빚어진 것은 알고 있으나 이것은 일부분의 문제"라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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