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거인」이종경을 잡아라-파격적 조건 내걸고 스카웃전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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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배구거인을 잡아라』 최근 국내남자실업 및 대학팀들은 국가대표최장신 이종경(20·신장l99㎝·체중82㎏·경북사대부고)을 둘러싸고 스카웃경쟁에 비상선이 펴졌다.
경합에 나선 팀들을 보면 국내 최강인 금성을 비롯, 서강대·인하대·경기대·경북대 등 5개팀. 이중 선두주자로 나선 팀은 신생 서강대.
지난 3월에 창단된 서강대는 동창회와 학교가 이를 스카웃하기 위해 서울에서 열리는 각종 중·고 대회 때마다 경북사대부고 선수들을 초청, 회식을 시켜주는 한편 부총장이 직접 경북사대부고 교장을 만나 설득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강대에 못지 않게 적극적인 팀은 인하대.
올해 인하부고를 졸업하는 국가대표 한장석(20·188㎝) 이범석(19·194㎝)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인하대는 이마저 스카웃, 대학정상에서 국내정상으로 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인하대는 최근 이의 뻐드렁니를 50여만원을 들여 교열해주는 등 이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쏟는 한편 이의 형들의 직장보장까지 제시하는 등 치열한 스카웃을 전개, 선두주자 서강대에 강력한 경쟁자로 나서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이들 학교에서 국내 남자배구선수 사상 최고액수인 1천만원을 경북사대부고 배구부 육성기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끌고있다.
이같은 액수는 세계적인 명센터 김호철이 군에서 제대, 금성에 복귀했을때 2백50만원을 받은 것에 비하면 실로 파격적인 대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인하대나 서강대가 이를 스카웃하는데는 경북사대부고의 올 졸업생 6명을 모두 받
아들이지 못한다는 핸디캡을 갖고 있다.
이틈을 비집고 나선 것이 경기대와 경북대.
경기대는 경북사대부고 출신인 정의탁 등을 내세워 졸업선수 6명을 모두 받아주겠다는 조건을 내세우며 서울에서 열리는 대회기간 중 학교체육관을 연습장으로 제공하기도 하고있다.
또 경북대는 동일계라는 이점과 지방체육의 발전을 내세워 이를 비롯해 선수 6명을 모두 스카웃, 본격적으로 배구팀을 육성하겠다며 경북사대부고 교장과 교육감에 압력(?)을 넣고있다.
대학세에 눌려 뒷전에서 관망하면서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금성은 이에게 약간의 육성기금과 대학진학을 보장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경북사대부고 2학년 때인 지난해 11월 일약 국가대표로 선발된 루키.
장신선수 고갈에 허덕이는 한국배구에서 최초의 2만대에 이르는 큰 키로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청소년대회를 비롯, 11월의 한일국가대표 정기전, 3월의 월드컵 홍콩아시아 예선전에 출전, 주전으로 활약했다.
특히 지난23일 하와이에서 폐막된 제8회 태평양 연안청소년대회에서 한국남자팀이 강호 일본을 꺾고 2년만에 정상을 되찾는데 주공격수로 크게 기여했다. <임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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