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불시대」입구|-5차 5개년 계획을 풀어보면<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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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돈을 꾼다는 것이 꼭 나쁜것은 아니다.
필요할 때는 꾸어쓸 수밖에 없고 또 꾼돈을 잘 만 활용하면 유익한 자체 증식수단이 되기도한다.
자원과 국내저축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그동안 해외에서 많은 돈을 꾸어다 경제개발을 추진해 왔다.
지금까지 고도성장을 이룩한것도 따지고 보면 해외로부터 꾸어온 자금(해외저축)을 유핵하게 투자한 덕분이다.
그돈으로 공장을 짓고, 윈자재를 들여오고, 사회간접시설을 확대하고….
기준에따라 엇갈리긴 하지만 작년말 현재 우리나라 외상잔액은 2백73억달러, 올해말이면 3백5억달러(경제기획원자료)에 달한다.
여기에다 우리나라의 기업물이 해외 현지에서 꾸어쓴돈(현지금융)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 늘어난다.
짊어지고있는 외채는 꼬박꼬박 이자를 물어야하는데 올들어 7월말까지 이자지급액만 20억2천만 달러나 된다.
연말까지는 35억달러 내지 40억달러가 될 것이다.
국민1인당 외채규모는 약8백달러(금년말), 이자부담이 1백5달러꼴.
5차5개년계획은 국제수지가 구조적으로 더 나빠지지않도록 하면서 필요한 외자를 효과적으로 조달한다는데 역점을 두고 국제수지 및 무역계획이 짜여졌다.
외국으로부터 들여오는 빚은 계속 늘어나지만 수출과 건설용역등 무역외수입을 늘려 원리금의 상환부담률을 낮춘다는 것이다.
총 외무수인가운데 원리금을 갚기위해 나가는 돈의 비율을 나타내는 원리금상환부담률은 올해의 12·8%에서 86년에는 11%로 낮아지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꾸어와야할 돈의 절대액은 81년의 79억달러에서 86년에는 1백7억달러로 늘어나며 82∼86년 5년간 모두 4백65억달러에 달한다.
여기에는 뱅크론이 포함되나 단기무역신용등은 제외됐다.
이렇게 돈을 꾸어옴으로써 외채잔액 규모는 많이 늘어나게 되는데 그 숫자는 「대외비」로 하고 있다.
늘어나는 빚은 수출·건설용역·해외투자수익·관광수입등으로 얼마씩 꺼나가게 된다.
외화수인의 대종은 수출이고 따라서 5차계획은 수출증대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정하고 있다계획상 총수출은 올해의 2백10억달러에서 86년에는 5백30억달러로 연평균 20.3%씩 늘어난다
과거와같이 섬유·신발류등의 경공업상품으로는 이같은 대규모 수출을 감당할수 없을 것이기때문에 주종상품 기계류·전자제품등 중화학제품으로 정했다.
올해 92억달러(전체의 43·7%)인 중화학공업제품수출규모는 86년에는 2백88억달러(비중은 54·3%)로 연평균 25·7% 증가한다.
그중에는 기계류가 핵심상품. 기계류등 중화학제품의 상품은 외상으로 파는것이 대부분이어서 수출지윈자금을 많이 책정했다.
지원자금규모는 7천9백28억원(81년)에서 2조4천5백억윈(86년)으로 늘어나고 이중 절반이상을 수출입은행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수출증대를 뒷받침하기위해 정부는 환솔을 안정적으로 유동화운용하고 ▲비교우위부문에의 설비투자확대 ▲수출간접비용의 절감 ▲품질·생산성향상등 비가격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는것을 밝혔다.
물가를 10%이내로 안정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시하고 있는데 물가의 안정은 수출경쟁력 제고의 기본이 된다.
상품수출외에 건설용역·해운사업 및 관광수입등 무역외 수입을 극대화시킨다는 계획인데 건설수출은 공사수주가 해마다 90억∼1백억달러규모, 여기서 들어오는 외화수입을 20억(81년)∼40억달러(86년)로 잡고 있다.
윤입은 윈유·자본재·윈자재등의 해외의존도때문에 계속 규모가 늘어나 올해의 2백70억달러에서 86년에는 5백94억달러(운임·보험료포함)로 증가한다.
그러니까 86년에도 무역 및 경상수지는 적자를 못 벗어난다.
하지만 수입의 증가율은 연평균 17·1%로 수출에 비해 휠씬 둔화된다.
86년의 무역수지는 25억달러, 무역외수지는 16억달러 적자가 될것으로 보았다.
해마다 쌓이는 이같은 적자를 메우기위해 기간중 약5백억달러의 외채를 들여와야한다.
지난번 한일외상회담때 60억달러의 장기자본협력을 요청한것도 5개년계획에서 소요되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
경제성장의 잠재력으로 보나, 지금까지의 국가신용으로보나 5차계획상의 외자조달을 비관할 필요는 없겠으나 꼭 낙관만은 할수없지않느냐하는 문제를 제기한 샘이다. 수백억달러의 외채-이제 국제수지는 정책당국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민의 관심사로 클로스업됐다.
태풍의 눈은 국제수지라는것을 어렴픗이나마 누구나 피부로 느끼는 단계가 된것같다.<이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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