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안 발표에 '담배 사재기', '자급 자족형 흡연자'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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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사재기하러 갑시다. 100보루면 250만원인데 이만큼 사는 거 껌이죠(아이디 ssy5****)”,
“노르웨이 담뱃값이 1만6400원이다…길거리담배연기를 싫어하는 사람들한테는 6500원 정도까지는 인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sonagi****) ”

정부가 11일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한다고 발표하자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네티즌들은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며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번 발표에 대해 흡연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은행에서 대출받아 담배나 한 3년치 사놓아야겠다…그리고 폭동 일어날걸 대비해서 해외로 떠야겠다(want****)” 며 담뱃값이 오르기 전에 사재기를 하겠다는 흡연자들의 의견이 가장 많다.

네티즌 ‘love****’는 “어떻게된게 이런것맛 주구장창 오르고 월급은 올려주지도않지…어떻게 먹고살라는건지 해도해도 너무한다 진짜!!”라는 의견을 보였다. 이외에도 “OECD 기준에 담뱃값이 그리 싸면 OECD 기준 최저임금, 기본 휴무나 보장해줘라(ssy5****)” “그냥 세금 부족하니 힘없는 놈들 두드려 잡는다고 말해라 (bab***)” “국가서 담배 만들어 니코틴중독자 다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건강운운하면서 담배값올린다고? 그렇게 국민건강 생각했다면 애당초 담배생산을 하지 말아야하는 것이 옳다. 보건복지부의사악하고 교활한 짓으로 국민을 속이고 세금이나 거두는 짓을 삼척동자도 다 알것이다. 국민을 아예 바보로 아는 모양인데, 언젠가 머지않아 심판받을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uugl**)” 는 의견도 있다.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흡연자도 등장했다. 한 네티즌은 “애연가 여러분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밭에다 담배 재배해서 말아 피우면 돼요(0202****)”라는 의견을 냈다. “내가 정말 모 같아서 이제 담배 끊는다(2336****)” “우리나라 담뱃값이 젤 싸다고 했나 국민 소득별로 해서 자료 다시 올려라. 일단 난 금연해야 겠다(cbww**** )” 등 높은 담뱃값에 금연을 하겠다는 네티즌도 보인다.

비흡연자들은 이번 인상안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네티즌 ‘als0****’은 “내년이라고? 당장 시행해라”며 즉각적인 담뱃값 인상을 요구했다.
또 “지금도 너무 싼데 2000원 인상? 장난치나. 8000원은 올려야 하는 거 아니야? (dhh3****)”며 담뱃값을 더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부는 이번 담뱃값인상으로 성인남성 흡연율을 현재 43.7%에서 2020년 29%로 떨어뜨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청소년이 성인보다 3~4배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소년 흡연 시작 연령이 낮아지는 현상을 완화하고 금연 인구가 증가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방침대로 시행되면 담배 한 갑당 평균 가격은 2500원에서 4500원이 된다. 또 내년 중 물가상승률이 3%라고 가정하면 2015년에는 자동으로 4635원으로 오른다. 물가와 연동한 이유는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경우 물가 상승 때문에 담배의 실질 가격이 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한 정부는 ‘담배 사재기’에 대해서도 방지책을 마련했다. 이와 관련해 문창용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이날 “담배 시장질서 교란 장비를 위한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고시를 한시적으로 시행한다. 위반 사례가 적발되면 법에 따라 처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담배 사재기가 적발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복지부는 건강증진법·지방세법 등 관련 법률을 개정해 이른 시일 내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정기국회에 통과시켜 내년 1월 1일 시행할 방침이다.

배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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