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은행 자율l중화학지원, 업체별 할당 등 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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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은행자율화가 시험대에 올랐다. 중화학업체에 대해 3천억윈 규모의 원리금상환을 3년동안 동결시켜주기로 한 기본방침은 정부가 정한 일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업체에 얼마씩을 할당하느냐는 등은 은행스스로가 알아서 하도록 맡겨진 것이다.
주무당국인 재무부나 한국은행측은 일체 지시나 간섭을 삼가고 있다.
종전같으면 이처럼 중요한 조치일때는 으례 구체적인 기준과 대상입체까지도 지정되어 내려와 은행에선 시키는대로만 하면 마음 편했으나 이젠 각은행별로 모든 권한과 책임이 함께 맡겨진 것이다.
높은데를 찾아다니며 로비활동을 벌였던 기업들도 전에없이 은행장의 처분만을 기다리며 열심히 은행문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이번 경우 지윈대상업에 선정되기만 하면 큰 혜택을 보게 된다.
1백억원의 은행빚을 쓰고 있는 기업의 경우 연간 2O억원의 이자부담을 당장 모면할수 있는데다 1년짜리 일반대출로 얻어쓴 빚의 상환 역시 앞으로 3년동안 자동연기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저마다 앞을 다루어 자금난의 심각성을 주장하면서 유예대상에 끼워주질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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