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뜯어먹느냐에 격분…정신없이 범행 고 여인과 일문일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17일 하오 경찰이 사건전모를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난 고씨는 흰 손수건을 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면서 대답했다.
고씨는 양쪽 팔에 여러 군데 피멍이 든 자국이 보였으며 피로와 체념이 뒤섞인 모습이었다.
▲사건당일 숨진 윤씨와 다툴 때 무슨 말이 가장 거슬렸는가?
-큰딸이 대학진학 했을 때인 지난 79년부터 아파트 1채를 사주겠다고 약속해 놓고 이제 와서 도저히 못 사주겠다고 명백한 태도를 보였고『돈은 한푼도 줄 수 없다. 도와주는 사람은 없이 뜯어먹는 사람만 있다』는 말에 평소 존경해 온 어머니(윤씨)에 대해 모든 희망과 기대가 무너져 버렸다.
▲범행 후 자살을 하려 했다는데 사실인가?
-현장에서 식칼로 내 목을 찔러 함께 죽으려 했으나 겁이 나서 자살하지 못했다.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범행사실을 알린 적이 있는가?
-전혀 알린 일이 없다.
▲어린 수경양은 왜 죽였는가?
-그때는 내 정신이 아니었다.
▲면 장갑은 왜 다시 꼈는가?
-나일론 장갑을 끼고 망치를 들어보니 자루가 미끄러워 나일론 장갑 위에 면 장갑을 꼈다.
▲지금 심경은 어떤가?
-빨리 죽고 싶다.
▲고문 등을 받지 않았는가?
-죽여 달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