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1950년까지 한국문학 평론을 한 눈에|단국대 권영민 교수,「한국현대문학 비평사」출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1910년부터 50년 6·25 직전까지의 국내문학 평론작품과 관계자료를 총망라한「한국현대문학비평사」가 8월말 단국대 출판 부에 의해 출판된다.
권영민 교수(단국대국문학과·문학비평)가 10년간의 자료수집과 분석을 거쳐 내놓게 되는 이 책은 자료목록 1권, 자료수록 6권, 비평사연구 1권 등 총 8권의 방대한 분량으로 40년간의 한국문학 평론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문학비평계에서는 이 책이 신문학 초기부터 해방직후에 이르기까지의 비평자료를 한꺼번에 묶어낸 최초의 작업으로 자료적 의미와 함께 우리문학사의 흐름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파악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현대문학비평사」에 수록된 비평자료는 약 1만2천 편.
국내정기간행물(잡지·신문)에 수록된 것을 거의 모두 포함시켰으며 목록은 1910년 1월부터 월별로 잡지·신문에 발표된 비평을 제목·필자·게재지·호수·게재연월일순으로 기록했다.
6권의 자료집에는 1만2천여 비평자료 중 비평사적으로 의의가 있다고 생각되는 글 4백 편을 뽑아 원문그대로 실었다.
권 교수는 이들 자료를 ▲문학에 대한 근대적 인식(1910∼1921년) ▲개성의 표현과 현실인식(22∼25) ▲민족문학과 계급문학의 대계(25∼32) ▲본격문학의 정립과 그 전개(33∼40)▲암흑기문학론(41∼45) ▲민족문학론의 신전 개(45∼50)의 6개시대로 분류하여 따로 별 권으로 묶었다.
제1기로 볼 수 있는「문학에 대한 근대적 인식」의 시기에 드는 중요비평은 이광수의 『문학의 가치』(1910·3·대한흥학보), 안 곽의『조선의 문학』(1914·12·황지광), 최남선의 『예술과 근면』(1917·11·청춘)등 이 있는데 이시기는 문학이 어떤 것인가가 논의되면서 서구적 문학개념이 소개됐을 때다.
낭만주의·자연주의가 등장한 1922∼1925년 사이는 문학에 있어서의 개성의 표현과 현실인식의 방법이 논의됐다. 염상섭의『개성과 예술』(l922·4·개벽), 박영희의『자연주의에서 신이상주의로 기울어지는 조선문단의 최근 경향』, 김소월의『시혼』(1925·5·개벽)등 이 주요비평.
민족문학과 계급문학이 맞선 25∼32년 사이에는 박영희의『신경향과 문학과 그 문단 적 지위』(개벽), 이광수의『중용과 철 저』, 이에 대한 양주동의『철저와 중용』(동아·조선일보) 등의 비평이 수록됐으며 본격문학의 전개가 있은 33∼40년 사이에는 1940년까지에는 최재서의『비평과 과학』(조선일보), 박용철의『시적 변용으로』(=우리문학)등 이 실렸고 40년부터 해방까지 암흑기비평으로는 이광수의『신체제하의 예술의 방향』(삼천리), 최재서의 『전형기의 문화이론』(인문평론)등 이 수록됐다.
이밖에 발표된 이후 한번도 거론된 적이 없는 귀중한 평론작품들이 많아 평단의 새로운 연구 붐이 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비평들은 학지광·태아문예신보·청춘·창조·폐허·조선문단·문예공론·조선문단·해외문학·삼천리문학·인문평론·문장·조광·신동아·국민문학·춘추·신천지·대조·백민·우리문학 등 문예잡지와 조선·동아·매일신보·중외일보 등 신문에 수록된 것을 도서관·연구소·개인소장 가들을 통해 찾아내 정리했다.
문학평론가 김치수씨는『종래의 문학연구가 특정 작품이나 작가에만 치중된 문학연구였고 한정된 자료의 인용과 재인용으로 연구의 폭을 넓히지 못했다면「한국현대문학비평사」를 통한 자료의 확대는 문학사연구의 폭을 넓히고 다양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 자료는 또 작품이 나왔을 당시의 논의의 방향·관심·이론의 깊이를 많은 자료를 통해 정확히 알게 하여 작품의 당대적 평가와 비평가의 반응, 그를 통한 독자의 반응을 알게 함으로써 작품의 의미를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최근 들어 문학사의 기술방법이 역사주의적 경향에서 당대적 평가와 충격을 수용하는 경향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작업은 작품이 발표될 당시의 비평을 보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는 것이다.
비평자료의 정리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잇 점은 전체적인 문학사의 흐름과 핵심적인 문제를 연구하기 쉽게 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문학연구도 많은 업적을 쌓았지만 시대 순으로 총 정리된 자료는 일정한 시대에 대한 집중적 연구를 용이하게 하고 이를 통해 군학사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시선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재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