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더로」교수의 『미국경제 재생론』|「팀·웍」회복만이 살길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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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제로섬 사회」의 저자이며 뉴스위크지의 새 칼럼니스트로 각광을 받고있는「레스터·더로」(MIT)교수는「팀웍만이 미국경제의 살길」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그가 발표한 미국경제재생론을 요약 소개한다.<편집자주>
「헨리·포드」나「토머스·에디슨」과 같은 경제영웅들, 온갖 역경과 곤경을 무릅쓰고 서부로 서부로 향했던 저마다의 집념과 추진력-.
이같은 개별적인 힘들이 곧 미국경제의 부를 쌓아올린 원동력이었다고 믿고있다.
최근 공급사이드론자들이 주장하는 바도 기업활동을 촉진시켜 바로 이같은 개별적인 잠재능력을 다시 발휘될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중대한 착각은 마치 미국경제의 부가 개인적인 우수성이나 개별기업의 힘에 의해 성취된 것이고 또 앞으로도 그것에 의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과거의 역사부터도 그렇지 않았다.
서부개척이 어느 영웅의 혼자 힘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고 프런티어 정신의 본질 역시 따지고보면 정착민 모두의 혼연일체가 된 팀웍에서 찾아야 한다.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사막을 가로지를수 없었으며 밤낮을 가리지 않은 인디언의 습격은 오직 뭉치는 것만이 살길이라는 교훈을 체득케 했었다.
지금 미국경제가 처하고 있는 곤경의 핵심도 이러한 전통적인 팀웍이 결여된데서 비롯된 것이다.
여러부문에서 일본기업이 미국기업을 앞지르고 있지만 어디 그것이 개개인의 우수성이나 무슨 세금이라도 특별히 깎아줬기 때문인가.
그들이 미국기업보다 나은 점은 종업원들이 회사전체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함께 일하는데 흥미를 느끼게 하는 분위기』를 제공해줬다는것 뿐이다. 좋은 팀웍으로 생산성을 높일수 있었던 것이다.
미국의 국기라는 미식축구를 봐도 그렇다. 최우수선수로 선발된 올스타팀이 그보다 못한 멤버로 구성된 단일팀에 번번이 지지 않는가. 미국경제가 꼭 그런짝이다.
미국기업들은 보통 한달평균 4%의 종업원이 바뀌니까 1년이면 50%가 새 얼굴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일을 잘못하는 종업원은 회사측이 미련없이 자르고 유능한 직원들은 더 좋은 직장이 나서면 언제라도 옮겨간다.
기업도 개인도 당장 눈앞의 득실만 따지면 됐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참는다든가 하는 골칫거리는 아예 안중에도 없다.
이러고서도 기업의 생산성이 장기적으로 향상되길 바란다든가, 국제 경쟁에서 이기길 원한다면 그 자체가 무리한 일이다.
사회구조 자체가 어느새 눈앞의 개별적인 이익에 안주하는 현상유지의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다.
이러고서는 축적되는 것이 있을 리 없다.
최근 3년동안 생산성이 오히려 떨어진 유일한 나라로 전락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 수렁에서 미국경제가 헤어나는 길은 기업도 개인도 팀웍을 회복해 나가는 길밖에 없다. 얼마전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직률을 절반으로 줄였더니 생산성이 5년동안 30%나 올랐다는 사실도 미국경제의 허점이 어디 있었는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기업가들은 종업원들이 기꺼이 팀웍을 형성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마련해 줘야하고 종업원자신도 제가 맡은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자각이 들어야한다.
그러나 팀웍을 만들고 또 생산성을 높이는 일은 정부가 어떻게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개별기업 스스로가 알아서 해야될 일이다.
개개인의 우수성이나 능력보다는 팀플레이 중심으로 체질자체를 바꿔나가야 한다.
유능하다고해서 외부인사를 스카우트해오는 습관을 버리고 자기 종업원들 중에서 공적을 기준으로 승진을 시켜주고 팀플레이에 대한 포상을 늘려 모두가 그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믿게끔 유도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미국경제의 유일한 활로다. <이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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