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자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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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유럽의 나토지상군은 한가지 즐거운 공상을 갖고 있다. 어느날 동·서독국경을 동파한 수백대의 소군탱크가 갑자기 미동도 못하는 쇠붙이 덩어리로 변한다면….
바로 미국의 중성자탄은 이런 공상을 만족(?)시키는 무기다.「레이건」대통령이 중성자탄의 생산을 재개하기로 결정합으로써 세인의 이목은 또 다시 이「살인광선」무기에 집중되고 있다고 고대 그리스의 「데모크리토스」는 모든 물질은 더이상 분할할 수 없는 원자(atom)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원자는 더 잘게 나누어져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됐고 또 원자핵은 양자(pluton)와 또다른 미지의 입자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퀴리」 부부에 의해 발견됐다.
이 미지의 입자는 전하가 없어 중성자 (neutron)라 명명됐고 1932년 「채드의크」에 의해 그 존재와 성질이 확인됐다.
1950연대 미국은 원폭·수폭의 개발에 뒤이어 중성자폭탄의 연구에도 상당한 진전을 가져왔다. 크기는 원자의 1만분의1밖에 안되나 질량은 원자질량의 99% 이상이고 방사선은 방출하되 방사능 낙진은 없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또 중성자는 물체를 꿰뚫는 힘이 강해 흙·콘크리트·쇠·납등 어느정도 두께의 물체는 모두 투과한다.
거기다 원자탄처럼 섬열·폭풍이 없어 무기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가강 깨끗한 폭탄」이라고 부른다. 시설의 파괴없이 방사선으르 생명만 죽이기 때문이다.
1960연대 이미 실험에 착수해서 대량생산의 문턱에 들어선 이 폭탄은 폭발력이 대개 1내지 10kt.원폭이 보통 50kt인것에 비하면 아주 소형이다.
랜스 미사일이나 8인치 곡사포에 장전해서 목표 5백피트 상공에서 터뜨리면 직경 1천4백피트 이내의 사람은 수초안에 사망, 3천피트 이내는 6일안에 죽는다.
78년 「카터」대통령이 중생자탄의 생산을 중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물론 소련의 반대와 동구주둔 소련군의 감축을 유도하려던 것이었으나 시설은 그대로 두고 인명만 희생시키는 무기의냉혹성· 비정성이 원인이 되기도했다.
그러나 「레이건」 의 눈으로 보면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 중생자탄의 생산금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유럽에선 중성자탄이 배치되면 소련의 재래식 핵보복의 대상이 된다는 여론도 있다. 소련은 소련대로 자체 중성자탄개발로 맞서겠다고 경고한다.
이제 중성자탄은 다시한번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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