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잃으면 소전로에 큰 구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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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제3차대전이 일어난다면I기갑부대 13개 사단을 중심으로 한 3O개 사만의 소련군이 동독내의 거점에서 북부독일평야를 질러 노도와 같이 아헨 방면으로 진군한다. 이와 함께 소련본토에서도 60개 사단이 선발 공격대의 배후에 진군하고 이를 바르샤바조약군 약50개 사만이 지원한다.
즉 중부유럽에서 서부유럽으로 진군하는 공산권의 공격군은 모두 1백40개 사단 규모. 이것이 서방측이 예상하고 있는 표준시나리오다.
여기에 맞서고있는 나토군은 50개 사단 1백40대50의 대결이다.
그러나 폴란드가 소련권에서 독립한다면 이 시나리오는 많이 달라진다.
유럽의 군사 밸런스가 근본적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스크바 불이, 서방 유리다.
폴란드는 바르샤바조약군의 최전방인 동독과 소련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바르샤바조약군의 병참기지이자 병참통로다.
따라서 소련군공격부대의 동독출발이 불가능해져 소련군의 출발점은 소련국경 안목으로 약8백km나 후퇴된다.
공격의 루트도 중부유럽이 아니라 동부유럽으로 달라지게 된다.
선발대의 규모는 크게 변함이 없겠지만 소련군은 바르샤바 조약군 50개 사단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그들은 나토군과 맞싸우기 건에 8백km라는 긴 행군을 해야하며 그러면 그만큼 나토군에 시간을 추게되고 미국과 영국은 그 동안 본토에 있는 지원부대를 유럽에 공수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물론 만의 하나 폴란드가 독립한다면 소련이 이 같은 위험을 무릅쓰고서 서구를 침략할 수도 없다.
서구는 냉전이래 처음으로 발뻗고 잠 잘 수 있는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폴란드 없이는 바르샤바 조약군도 군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폴란드는 속구에 있어서 전략면에서 그만큼 중요하다. 모스크바는 폴란드를 가로지르는 보급선의 확보없이는 동독에 있는 소련군을 유지할 수도 없다.
현재 소련은 1백73개 사단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46개 사단은 중공과의 국경에 배치되어 있고 24개 사단은 아프가니스탄 사태 등에 대비, 소련 남부에 진을 치고 있다. 따라서 다른 지역에 투입할 수 있는 병력은 73개 사단.
73개 사단 중 일부는 국내방어를 위해 남겨 둬야 한다. 만약 소련이 위성국의 양해를 받지 않고 그들 영토 안을 통과해야 한다면 치안유지에 필요한 병력만도 30개 사단 규모에 달 할 것이다. 이렇듯 폴란드가 정말 독립하게 된다면 소련으로서는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된다.
소련이 어떤 대가를 치러도 폴란드를 놓치지 않으려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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