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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인기 연예인들, 테러 공포 속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미국의 1급 연예인들은 지금 테러와 납치의 공포 속에 휩싸여있다. 특히 비틀즈의 「존·레넌」이 광적인 팬에 의해 피살된 뒤 이러한 공포는 더욱 심각하게 인기연예인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선 연예인들만을 보호하는 경호가 새로운 산업으로 번창하고 있기도 하다.
테러의 위험은 인기인들이 몰려 살고있는 할리우드와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극성을 보이고있다.
인기인들에 대한 위협은 실제로 테러범에 의한 살인·강간 등을 비롯해 전화·편지에 의한 협박 등으로 다양하다. 지금까지 1급에 속하는 배우 중 한 두 차례 이런 위험을 받아보지 않은 연예인은 없을 정도다.
테러와 납치는 반드시 연예인 자신에게 뿐만아니라 부인이나 자녀 등 그 가족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그래서 할리우드나 로스앤젤레스에 살고있는 인기인의 자녀들은 새로운 이름을 사용하고 다른 평범한 가정의 자녀처럼 일반버스로 학교에 다니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비밀 경호원이 보호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지금까지 테러나 협박을 받은 연예인들은 섹스 심벌로 불리는 올해 22세의 「보·데리크」를 비롯, 『코끼리사나이』 의「데이비드·보」, 로크뮤직의 여왕 「린더·론스태트」, 『미녀3총사』의 「재클린·스미드」, 『토요일 밤의 열기』의 주인공 「존·트래볼터」, 「말론·브랜도」 그리고 「프랭크·시내트러」 등 수없이 많다.
「보·데리크」는 최근 3개월 동안 70여통의 협박편지를 받았다. 그래서 그의 남편이며 영화제작자인 「존·데리크」는 잠시도 아내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보호하고 있다. 「보·데리크」를 협박하는 범인들은 대부분 치한들인 것이 특징.
영화 『코끼리사나이』의 주인공 「데이비드·보」는 건강한 6명의 보디가드를 고용하고 있는데 보디가드는 24시간 「보」와 함께 생활한다. 6명의 수당은 1주일에 1만6천달러(약1천2백20만원)나 된다.
가수 「린더·론스태트」양은 경호원의 감시에도 불구하고 걸핏하면 괴한의 가택침입을 당한다. 괴한은 「론스태트」양의 침대를 예리한 칼로 갈가리 찢어놓기도 하는데 어떤 땐『오늘밤엔 놓쳤지만 다음 번엔 꼭 성공한다』는 메모가 발견되기도 한다. 「재클린·스미드」는 이미 2년 전부터 시달림을 당하고 있다. 괴한이 「스미드」를 미행하거나 침실에 돌을 던져 유리를 깨기도 하는데 경찰이나 개인경호원은 아직 범인의 정체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존·트래볼터」도 항상 경호원이 그림자처럼 붙어다닌다. 그의 한 경호원은 『「존·레넌」엑게 일어난 일이 「트래볼터」에게 일어나지 않으란 법은 없다. 거리엔 미친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말론·브랜도」도 여러 차례 그의 가택을 침범당했는데 그 뒤부터 「브랜도」는 두 마리의 도베르만개를 키우고 있다. 한번은 새벽침실에서 범인과 딱 마주친 사건까지 있었다.
테러범들의 위협이 이렇게 절박해지자 연예인들은 경호인들의 보호와 함께 이제 그들 스스로가 총기를 휴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연예인들에 대한 이러한 일련의 사태가 꼬리를 물자 로스앤젤레스시민들은 『로스앤젤레스가 환락(fun)의 도시로 불렸지만 이제는 공포(fear)의 도시로 불리게 되었다』며 『시민들은 겁에 질려 있다』고 개탄했다. <김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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