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땀흘린 뒤 보리차 한잔|박성원(성악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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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성악가 내지는 오페라 가수 하면 일견 화려한 직업 같지만 사실은 뼈를 깎는 인고와 노력을 쏟아야하는 직업이다. 다른 음성의 성악가도 그렇겠지만 특히 테너는 혼신의 힘을 쥐어짜서 노래를 불러야 한다.
서구의 경우는 스칼라 좌 등 화려한 무대와 사회적인 대우가 보장되어 있지만 우리 나라는 그렇지도 못하다. 어쩌다 독창회를 열거나 오페라를 공연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니 성악이 발전하기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다. 이런 불우한 환경이지만 독창회나 오페라 공연준비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재정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공연만은 훌륭하게 해야하므로 스트레스가 심신을 압박한다.
공연 1주일 전부터 가장 긴장한다. 이때는 과음·과로를 삼가고 수면을 충분히 취하며 뜀뛰기 등 적당한 운동으로 컨디션을 조절한다. 스테미너를 유지해야 하므로 상당한 음식을 취하기 때문에 성악가들은 대개 뚱뚱하다. 공연 2일전부터는 가능한 한 외부인의 접촉을 삼가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한다.
장로교 신자이므로 출연직진에는 기도를 하고 마음을 가라앉힌다. 그러나 이처럼 노력을 해도 무대에 나서기 전에 입안이 마르고 긴장이 되기 때문에 팔다리를 움직이거나 심호흡으로 팔다리를 움직이거나 심호흡으로 몸을 푼다.
오페라는 상대역이 있고 연기를 위한 동작, 극적인 흐름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쉬우나 움직이지 않고 서서하는 독창회는 훨씬 힘들어 준비를 세심히 하게된다.
공연이 끝나면 친지들과 한잔을 경한 회식으로 피로를 푼다. 공연준비를 위해 거의 1년 내내 연습을 해야하므로 성악인들은 건강이 매우 중요하다. 가극왕 카루소도 공연도중 쓰러져 숨졌고 많은 성악인들이 건강 때문에 끝까지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건강유지를 위해 뜀뛰기와 테니스·축구 등 스포츠로 몸을 단련하고 스트레스도 푼다. 운동으로 땀을 흘린 뒤 마시는 보리차 또한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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