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 들이대 납치 재미교포 진술 배후에 제3의 인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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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뉴욕지사】건양인터내셔널 대표 권오춘씨(39)와 재미 한국인들 에 의해 피납됐던 강선우씨(34)는 『폭력배들에 의해 메츠모텔 방에서 권총위협을 당했으며 다시 사우드게이트호텔 방으로 옮겨 계속 권총협박을 당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지난 20일 하오(뉴욕시간) 뉴욕 퀸즈형사법원에서 열린 첫 심리에서 권오춘 사장이 『처음에는 마피아를 시켜 죽여 버린 뒤 사진으로 확인하려 했다가 마음을 바꾸어 한번 만나보고 해결을 지으려고 납치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권오춘 사장은 강선우씨가 출국직전 부도냈던 1천만 원 짜리 수표 3장을 들고 와 강씨에게 들이대고 6만 달러를 내 놓으라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강씨는 또 재판정에서 『분명히 배후인물이 있다. 내가 모텔 방에서 권총협박을 당하고 있을 때 권오춘 사장이 제3의 인물과 협의해야겠다』면서 외부전화를 부탁했는데 『그 전화번호를 내가 지금 기억하고 있다』면서 권오춘 사장이 배후인물과 통화했던 전화번호를 판사와 검사 앞에 정확히 진술했다.
그 전화번호는 (212)8×9 2500으로 뉴욕 시 브로드웨이 26가에 있는 독립문표 메리야스 평안섬유 뉴욕지사의 전화번호로 확인됐다.
강씨가 배후인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평안섬유 뉴욕지사 직원 김정일씨는 사장 김세훈씨의 아들이며 뉴욕교포 사회의 유력 인사 김모씨의 조카.
김씨는 때때로 「김 형사」라고 자기신분을 소개하기도해 교포 중에는 그를 총영사관의 직원으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도 일부 있을 정도다.
행동대원으로 체포된 조한섭(20) 남일(25)씨는 각각 2천 달러씩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는데 이 돈은 김정일씨가 마련해서 대준 것으로 알려졌다.
남일씨는 23일 자기 돈 2천 달러를 담당 변호사를 통해 내놓아 석방됐는데 남일씨는 24일 김정일씨 측으로부터 2천 달러를 보상받았으며 조한섭씨의 보석금도 김정일씨 측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권오춘 사장은 5천 달러를 내고 보석됐다.
당초 3명의 보석금 결정은 권오춘씨 5만 달러, 조한섭씨 1만 달러, 남일씨 5천 달러였는데 다시 재판해 감액 결정이 내려졌다.
이날 법정에는 김정일씨도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출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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