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씨의 소설『장수하늘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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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달의 소설로는 이외수씨의『장수하늘소』(문회중앙 여름호), 이광복씨의『소방도로』(현대문학), 이문열씨의『우리 기쁜 젊은날』(세계문학 여름호), 강시목씨의『구원』(한국문학), 이순씨의『어린 천사』(한국문학) 등이 평론가들에 의해 문제작으로 지적됐다.
이외수씨의『장수하늘소』는 곤충을 채집하여 일본에 밀매하는 것으로 살아가며 사랑에 실패하고 돈에 속는 부정적 현실 속에 고민하는 형과 산에 들어가 수양을 통해 순수지성·순수사랑을 찾아 인간으로서 최선의 상태를 찾으려는 동생을 대조시킨다.
이씨는 이 소설에서 과학과 논리를 넘어서는 정신 즉 가장 순수한 마음을 찾아보려고 한다. 이씨는 한국적인 실화의 분위기를 배경에 깔면서 신선을 등장시키고 있는데 현대인이 한낱 전설적 존재로 치부하는 신선 혹은 신선적 생활에는 순수한 영혼을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으며 그 때문에 진정한 삶의 한 표상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있다.
이 소설은 물질적 풍족에만 마음이 팔리고 기계적·도시적인 생활 속에 정신적 안락을 찾지 못하는 현대인·현대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포함되어 있다.
이문열씨의『우리 기쁜 젊은날』은『그해 겨울』『하구』에 이어 이씨가 자신의 젊음을 그린 3부작 중 하나.
자아·학문의 세계 등을 발견하는 젊음의 고뇌가 그려져 있다. 자기방황·변혁·낭만 등을 정면에서 다루었다. 평론가들은 이 소설에 대해 재미를 의식한 중간 소설적인 위험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씨는 이 소설로 일련의「자기 이야기」를 끝낸 것 같으며 앞으로 보다 폭넓은 소설을 쓸것 같다.
이광복씨의『소방도로』는 건강한 생활의식이 그려졌다. 노점을 하는 채소장수가 소방도로에서 쫓겨나는 밑바닥 생활의 모습을 썼는데 문제해결을 뒤틀린 마음으로 하지 않는다.
강시목씨의『구원』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고통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는 부부의 모습을 그렸다. 이순씨의『어린 천사』는 평범한 일상을 통해 세태를 이야기한다.「아들」연작의 하나. 세속적 출세주의와 정신의 안락을 지적한다.

<도움말 주신분="김윤식·가종호·김치주·권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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