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수입줄이고 자급 서둘때|뚜렷한 묘안없이 「주장」만 만발한 공청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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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쇠고기값이 계속 말썽이다. 농촌경제연구원 (원장 김보현)은 20일 쇠고기 수급 및 가격안정에 관한 공천회를 열고 각계의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12명의 참석자들은 물가안정 때문에 쇠고기를 무작정 수입, 축산농민들을 희생시키고 국내 수급구조의 악순환을 되풀이 하기보다 당분간 비싼고기를 사먹더라도 수입을 억체, 최소한의 필요한양만 들여오고 쇠고기 자급을 위한 근본적인 정책을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야 한다는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정회원씨(축산농만·전남담양군)=농축산물값이 떨어질때는 무관심하다가도 값이 오를때는 비싼 의화를 들여 대량수입, 값을 억제하니 농민들만 골탕을 먹는다. 사채를 얻어 소를 기르다 도산한 농민들이 수없이 많은데 쇠고기 수입은 말이 안된다.
대신 송아지를 수입하고 대대적인 축산진흥책으로 자급체제를 이뤄야 한다. 농축산물에 대해 고가격 체제를 지속하면서 풍년일때 비축하고 흉년일때 방출하면 항상 자급자족될 것이다.
▲곽정현의원 (국회농수산분과위)=지난해 흉작으로 쌀을 1천7백만섬이나 수입해 먹고 있는데 지금이 사치스럽게 쇠고기까지 수입할 때인가? 쇠고기를 덜먹으려는 국민적 자제 아래 수입을 막고 고기값은 자유시장기능에 맡겨야한다. 밥은 안먹으면 죽지만 고기는 안먹어도 산다.
차선책으로는 현재의 정책대로 절대부족량인 연간 1만∼1만2천t설에서 수입을 억제하고 이를 위해 수입쇠고기 값도 한우값과 비슷하게 올려 받아야 한다.
물가당국이 수입을 더 늘려서라도 근당 2천8백원선을 지키려한다니 고기맛 좋다고 자기 갈비삐 빼먹는 꼴이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맛 없는 빵을 먹는 사람들이 스위스 국민이란 사실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권영자씨(주부)=쇠고기를 좀 덜먹고 비싸면 돼지고기·닭고기를 사먹으라는데 우리의 식탁에서 가장무난한 것이 쇠고기다. 또사실 가정에서 사먹는 쇠고기는 얼마 되지 않는다. 정육점에 가보면 2백g씩의 쇠고기를 흥정하는 주부둘이 태반인데 생활비를 쪼개가며 쇠고기를 밤상에 올리는 것이 어째서사치인가.
정부는 정책상 먹지말고 입지 말라 하기보다 먹는 것만큼은 싼 값에 좋은 물건이 많이 들게 해주어야 옳다. 국내의 소를 확보하는 노력을 졔속하면서 모자라는만큼 쇠고기를 들여오는것은 당연하다.
▲유남렬 축협이사=한우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라도 쇠고기수입은 불가피하나 다만 한우육과 수입육의 소비자가격을 비슷하게 초정해야 한다.
이로써 더이상의 쇠고기에 대한 수요를 막고 돼지고기·닭고기에 대한 대체효과를 느려야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한우의 개량증식을 적극 추진하여 쇠고기자급을 이뤄야 한다.
이밖에 헌재 쇠고기 판매방식을 바꿔 서울시내 모든 점육점에서 한우육과 윤입육을 함께 팔아야 한다는 주장 (이인직 협진식품전무)과 수입고기도 맛이 좋다는 것을 알리고 또 소비자들이 한우육과 수입육을 구별할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금호삼축산기업조합이사) .
또 이자리에는 유춘희 상명여대교수와 이문재 경희대 한방원장이 나와 각각 영양가나 한방의 측면에서도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가 별 차이가 없음을 역설해 이채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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