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유망주 이덕희(16·마포고)가 생애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올랐다.
주니어 랭킹 10위 이덕희는 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 US오픈 주니어 남자 단식 16강에서 랭킹 52위 헨리크 비어숄름(17·미국)을 2-0(6-1, 6-2)로 가볍게 이겼다. 이덕희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16강이었다. 이날 승리로 이덕희는 메이저 대회 생애 최고 성적인 8강을 이루게 됐다.
이번 대회 1회전에서 더운 날씨로 구토를 하는 등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이덕희는 16강전에서는 한결 몸이 가벼웠다. 1세트에서 내리 4게임을 따냈다. 특히 3게임째를 이길 때는 위협적인 서브로 비어숄름을 제압했다. 비어숄름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신경질을 내며 공을 공중에 날려버리는 등 불성실한 경기 태도를 보였다. 2세트에는 2-2로 팽팽했지만 이후에는 연달아 4게임을 가져와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덕희는 "첫 날 몸이 안 좋아 힘들었지만 현재 컨디션이 아주 좋다. 무엇보다도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으로 8강에 올라 무척 기쁘다. 4강이 목표지만 매 경기 열심히 해 우승도 하고 싶다"고 했다.
랭킹 31위 홍성찬(17·횡성고)은 이어서 열린 대회 주니어 남자 단식 16강에서 랭킹 3위 스테판 쿠즐로프(16·미국)에 1-2(3-6, 6-2, 3-6)로 졌다. 올해 윔블던과 호주오픈에서 주니어 준우승을 차지한 쿠즐로프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긴 랠리 끝에 상대 실책을 유도하거나 힘 있는 서브로 경기를 노련하게 운영했다. 홍성찬은 허를 찌르는 발리샷으로 포인트를 따기 시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뉴욕=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