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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한 번 '책 한권의 지혜' 나눠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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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 2일 오후 7시부터 춘천 ‘담 작은 도서관’에서 열린 ‘책 읽는 춘천’ 독회에서 한림대 한림과학원 이경구 부원장이 자신이 쓴 책 내용을 중심으로 강연하고 있다. [이찬호 기자]

2일 오후 6시50분 강원도 춘천시 효자동 ‘담 작은 도서관’ 1층 다목적실. 50여㎡ 정도의 공간에 70여 명의 시민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주최측은 좌석이 모자라자 의자를 더 배치했다. 10분 후 한림대 송승철(60·영문) 교수가 발제자를 소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는 『17세기 조선 지식인 지도』를 쓴 한림대 한림과학원 이경구 부원장. 그는 송시열과 김장생·허균 등 당시 지식인의 사상과 시대상을 비롯, 이들의 사상이 이후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1시간 정도 강연했다. 이어 40여 분간 저자와 관객 사이에 열띤 질의응답이 오갔다. 10분 정도 휴식에 이어 오후 8시50분부터 2부 토론이 시작됐다.

2부에도 20여 명이 참여해 50분간 토론을 벌였다. ‘책 읽는 춘천’ 9월 독회의 모습이다. 이날 처음 독회에 참여했다는 엄계수(63)씨는 “다른 강연에서 이 독회에 대해 알게 됐다. 마침 관심있는 분야라 참가했는데 흡족했다”며 “계속 독회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춘천의 독서모임 ‘책 읽는 춘천’이 인문학을 통해 ‘좋은 삶,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시민모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책 읽는 춘천이 출범한 것은 2013년 10월. ‘책 읽는 춘천’의 대표인 송 교수는 “높은 자살률 등 우리 사회 문제가 많은데 학교에만 있어서는 안 되겠다. 독서를 통해 패러다임을 바꾸는 작은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모임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책 읽는 춘천’은 2013년 11월 5일 첫 회를 시작으로 매달 첫째 화요일 오후 7시 독회를 열고 있다. 이후 2일까지 모두 11회 독회가 진행됐다. 독회의 발제는 책의 저자 또는 역자이거나, 그 책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 등이 맡고 있다. 독회 대상 책은 한달 정도 전에 공지된다. 사회적 의제와 연관된 책이 대부분이다. 인문학적 통찰로 우리 사회와 경제 등의 문제를 살펴보고 해법을 찾자는 뜻에서다.

 처음 40여 명 정도가 참여했던 독회는 회를 거듭하면서 성황을 이뤄 2일 독회에는 처음 참여하는 시민 10여 명을 포함해 8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의 연령도 중학생부터 60대까지 남녀노소 다양하다. 회원은 208명이다. 독회 이외에 지난 7월에는 도서관을 벗어나 경기 여주의 고달사지와 원주 ‘뮤지엄 산’을 둘러보는 문화기행도 했다. 둘째 달부터 독회에 참가했다는 이준희(53)씨는 “독회에 다녀올 때마다 마음의 양식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을 느낀다”며 “독회가 열리는 매달 첫째 화요일은 약속을 절대 잡지 않는다”고 말했다.

 ‘책 읽는 춘천’은 참가자가 늘면서 월 2회 독회를 여는 방안, 법인화를 통해 원주와 강릉 등에서 같은 성격의 독회를 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2015년에는 ‘올해의 책’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선정한 책 1권을 관공서·회사 등의 구성원 모두가 함께 읽는 운동이다. 이와 함께 3~4년 후에는 ‘책 읽는 강원문화재단’으로 가꿀 계획이다. 이를 위해 ‘책 읽는 춘천’ 출범 1주년을 맞는 11월 강원도내 독서 활동가들이 모여 독서현황을 살펴보고, 독서 진흥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심포지엄을 열 계획이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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