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느끼는 것만도 효과…많은 학생 혜택받도록 유도를-교수|돈 드는 만큼 성과 있을지 걱정되지만 견문 넓히는데 주력-학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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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교수의 견해>
▲임희섭 교수 (고대·사회학)=대학생 해외연수는 대국적인 견지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커다란 학문적 성과가 없더라도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교육적인 효과는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행착오나 부작용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따라서 관계 당국은 세심한 대책을 마련해야할 줄로 안다.
정부·학교·각 사회단체 등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모범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생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학생도 정부·학교의 보조로 연수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제도적 뒷 받침이 있어야 하겠다.
▲김정한 교수 (이대·교육대학원장)=지도교수의 입장에서 추천서에 도장을 눌러주기는 하지만 1개월의 짧은 기간에 3천∼4천 달러를 들여서 얼마만한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 앞선다.
해외연수 그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외환사정이 어려운 우리나라의 경우 투자의 가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알선업체 등에서 1백∼2백 명씩 무더기로 인솔, 관광·쇼핑이나 하고 돌아온다면 문제는 심각할 것이다. 더욱이 연수를 가지 못하는 학생들과의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위화감도 예상해야할 일이다.
자신이 전공하는 학문의 자료·정보를 수집하고 영역을 넓히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해외연수 풍토가 조성돼야한다.

<학생들의 기대>
시사영어사에서 파견하는 미국 버클리대학 어학 연수 반에 참가 신청을 냈다는 김영우 군 (23·K대 무역과 4년)은 미국 체류기간 29일 가운데 2주간은 어학연수, 나머지는 미국 동 서부의 주요 대학시설을 견학할 예정이라며 꿈에 부풀어 있었다.
김 군은 그러나 집에서 마련해준 연수비용이 3천5백 달러 (2백45만원)로 대학 2년간의 학자금과 맞먹는 거액이라 짧은 기간에 과연 얼마만큼 연수 효과를 거둘지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또 오는 10일 미국으로 연수를 떠날 예정인 이미혜 양 (19·D여대 1년)은 "비용이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부모를 설득, 동의를 얻어 출국 수속을 마쳤다" 면서 "1개월 여의 연수기간에 어학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나 외국에 직접 나가 견문을 넓히는데 기대를 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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