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닝」꾸지람 듣고 책가방등 놔둔 채|중학생 나흘째 행방불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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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시험을 치르던 중 커닝했다고 감독교사에게 꾸중을 들은 중학교1년 생이 4일째 행방불명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잠원중학교(교장 지준권·54) 1학년17반 김상우군(13) 은 지난23일 하오3시쯤 실기과목시험을 보던 중 책받침에 생물과목내용을 적어 놓았다하여 감독교사 이경희씨(24·여)로부터 꾸중을 들은 후 행방불명됐다.
김군은『집에서 외느라고 쓴 것』이라고 변명했으나 이교사가『교무실에 가서 얘기하자』며 4층 교실에서1층 교무실로 데려가 담임선생과 이야기하는 사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어머니 진열자씨(38·서울반포동 한신아파트203동702호)에 따르면 저녁까지 김군이 귀가하지 앓아 학교에 전화를 걸어보니 담임교사가『학교측도 상우군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
김군의 책상에는 책가방과 도시락가방·신주머니가 그대로 놓여 있었고 신주머니에는 운동화도 들어있어 김군은 실내화를 신은채 실종됐다.
담임 송인호교사(37)는 종례시간에 김군의 자리가 비어 있었으나 처음에는 화장실에 간 것으로 무심코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부모는 김군이 졸업한 리라국교 동창생들과 친구·친척집을 모두 찾아다녔으나 찾지 못한채 26일 서울강남경찰서에 김군의 실종신고를 냈다.
어머니 진씨는 26일이 상우군의 생일인데다 당시수중에는 40원밖에 없었고, 평소의 쾌활한 성격으로 미루어 집에 돌아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김군의 지난4월 시험성적이 예상외로 나빴으며 이 때문에 부모로부터 꾸중을 들어오다 커닝한 사실까지 적발되자 가출한 것으로 보고있다.
학교측은 지난 25일 학교부근 헌인릉 매표원에게 김군의 사진을 보여주었더니『그날 다녀갔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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