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보다 마음은 고국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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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취리히=주원상 특파원】폴리사리오의 서부 사하라사막 억류생활에서 1년만에 풀려나 18일 새벽(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국제공항에 도착한 우리 선원 48명은 이날 낮 서울에서 현지에 급파된 의료담당자의 간단한 건강진단을 받은 뒤 취리히 시내와 교외관광으로 하루를 보냈다. <수기6면>
메디컬센터의 여의사 정덕희씨에 의한 1차 건강진단결과 이날 현재 선원들의 건강상태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회사측과 가족들이 보낸 새 옷으로 갈아입고 전세버스로 시내를 돌아본 선원들은 지난밤의 피로도 잊은 채 새삼 석방의 기쁨을 나누었다. 이에 앞서 숙소인 리마트하우스호텔에서 서너 시간 잠자리에 들었던 선원들은 대부분이 고국에 두고 온 가족생각으로 쉽게 잠들 수가 없었다고 말하고 휴식도 좋지만 한시라도 빨리 고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79년 동방기호 피격으로 납치돼 지난 17일 석방되기 직전까지 홀로 억류돼 왔던 이황영씨(27·갑판원)는 인편으로 도착한 새 의복을 받아들고 제2의 삶을 얻었다고 기뻐했다. 이씨는 피납 직후 회사측에 의해 사망 선원으로 처리돼 가족들은 지난 2년 동안 이씨의 제사까지 지내왔다 .선원들은 19일 상오 취리히 공항 근처의 뇌벤피크호텔로 숙소를 옮겼으며 20일 하루 더 쉰 다음 21일 낮 취리히 발 KAL기 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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