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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일본 잃어버린 20년처럼 안되게… 지금이 골든타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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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우리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노·사·정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 그리고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54명 노·사·정 대표가 모인 청와대 간담회에서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이라는 비상한 생각과 각오로 모두가 노력해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해 9월 현직 대통령으로는 10년 만에 노사정위원회 본위원회에 참석했던 박 대통령은 이날 11개월 만에 다시 노·사·정 대표들을 만났다. 그러곤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느냐, 아니면 정체의 터널에 갇히고 마느냐가 결정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임금과 근로시간 개혁, 정년 연장, 비정규직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서도 서로 조금씩 내려놓는 마음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의 해결책을 모색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노사 갈등과 노동시장의 비효율이 시급히 개선되지 않으면 기업과 근로자, 우리 국민 모두가 패자가 되고 말 것”이라며 “과거에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이 있다. 노·사·정이 다시 한번 그런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마무리 발언 때는 “기폭제” “혁명” 등의 다부진 단어들도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만든 틀이라든가 대타협이 우리 자손들에게도 축복의 대상이 돼야지 원망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며 “외국에서 어려운 시기에 대타협을 이뤄내서 그 나라를 발전시킨 기폭제가 되었듯이 머리를 맞대고 한번 만들어보시면 좋겠다. 그러면 그것이 한국에 혁명이 되는 거다”라고 했다.

 간담회 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지금 우리 경제는 초미지급(焦眉之急·눈썹이 탈 정도로 위급함)의 상황에 놓였다”며 국회의 민생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방송 콘텐트 산업 육성할 것”=박 대통령은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개막 기념식에 참석해선 “변화와 도전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바로 신뢰의 가치”라며 “방송의 공정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민의 높은 기대에 부응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방송 콘텐트 산업을 창조경제의 핵심 분야로 육성하고 우리 방송의 지속적인 발전을 지원해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한 뒤 방송사의 사내 행사에 참석한 건 처음이다. 여권 관계자는 “노영방송(노조의 영향력이 큰 방송사를 의미하는 말)에서 벗어나려는 MBC에 힘을 실어주려는 행보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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