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지지 오판이 부른 「3일천하」|방글라데시 쿠데타기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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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3일천하로 끝난 방글라데시의 군부쿠데타는 주동자 「만주르」육군소장이 자신에 대한 군부지지를 과신한데서 일어났다. 다음은 쿠데타의 과정과 진압경위.

<쿠데타>
쿠데타군이「라만」대통령을 살해하기 위해 그의 숙소로 밀어닥쳤을 때 대통령은 반란군특공대와 전투를 벌이다 피살됐다.
반란군특공대가 30일상오2시30분쯤(현지시간)폭우를 틈타「라만」대통령이 묵고있는 치타공지역영빈관을 기습, 대전차포로 기선을 제압한후 저항하는 「지아우르· 라만」대통령 일행에 무차별난사를 퍼부었다.
특공대의 기습공격에 의해 잠에서 깬 「라만」대통령은 곧 4명의 경호원과 함께 응사했으나 특공대의 경기관총 세례를 받고 온몸에 수십발의 총탄을 맞은채 사망했으며 경호원 4명과 반란군특공대 3명등 모두8명이 이날 총격전에서 사망했다.
그러나 그를 수행했던 생존자는 정부발표와는 약간 다르게「라만」대통령이 30일 새벽 흰색 파자마를 입은채 침실에서 뛰어나오다 얼골과 가슴에 「민첩한 특공대」의 자동화기세례률 받고 살해됐다고 밝혔다.
정권 민족주의당 「조드리」사무총장에 따르면 이 특공대는 먼저 「라만」대통령이 묵고있는 지방휴양소에 로키트탄 수발을 발사한뒤 숙소를 완전 포위, 초병을 사살하며 안으로 뛰어들었는데 「라만」대통령은 총성에 놀라 침실을 뛰쳐나오다 이들의 자동화기세례를 받고 즉사한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수백발의 총탄이 자신의 침실에도 날아들어 창문과 침대등에 박혔으며 숙소는 포연에 횝싸였다고 말하고 일행은 죽는 순간만을 기다리며 밖의 상황을 상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와는 다른 방에 있었던「시에드·마히불·하산」부수상은 이들 특공대가 사격과 기동이 매우 신속했으며 불과 수분만에 2층에 도달, 대통령침실 근처의 초병을 사살했다고 말했으며 역시 대통령을 수행했던 민족주의당 노동건선지도자「미자누르·라만」씨는 특공대가 물러난후 침실을 나와보니「라만」대통령이 그의 침실문밖에서 피투성이가 된채 사망해 있었다고 건했다.

<진압>
「만주르」소장의 쿠데타실패는 거사계획의 미비와 자신에 대한 군부내 일선 지휘관들의 지지를 과신한데 원인이 있는것으로 정보소식통들은 보고있다.
「만주르」소장이 처음 장악할수 있었던 병력규모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거사초기부터 치타공시를 완전 장악하지 못하고 육군기지·방송국 및 시외곽으로 통하는 2개의 교량정도만 확보하고 있었다. 같은 시내에 있는 해군기지사령관은 처음부터 쿠데타 동조를 거부, 해군기지는 물론 항만시설을 완전히 장악, 쿠데타군은 얼씬도 하지못했다.
정부군은 시차례에 걸쳐 반난군들에 최후통첩을 보내다가 최종시한인 1일상오 6시(현지시간)가 지나면서 군사행동을 시각했다. 정부군이 두갈래로 나뉘어 치타공으로 진격하면서 동시에 공군기들이 사전공습을 감행했다.
이미 쿠데타의 성공가능성이 없게되어 사기가 떨어진 반란군들은 치타공을 포기하고 시교외로 도주하다가 정부군과 산발적인 충돌을 벌였으나 정부군은 거의 저항을 받지않고 시중심부로 진격해 들어갔다. 이 작전과정에서 50여명이 사망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주한 반란군지도자「만주르」소장의 행방에 대해 방글라데시정부의 공식발표는 없으나 인도통신은 그가 버마와의 접경지대에서 가족(처와 자녀2명)등 1백20여명의 동조자들과 함께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다른 소식통들은「만주르」를 비롯, 반란군지도자들이 인도국경으로 도주하던중 치타공 남쪽 60km에서 체포됐다는등 여러갈래 소문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그의 체포는 확실한것 같다.
도주직후 3만달러의 현상수배를 받았던 반란군주모자 「만주르」소장은 그가족과 함께 현재 치타공에서 60km떨어진 파티차리촌에 구금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의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주동자인「만주르」소장은 지난달30일「라만」대통령을 암살하기 하루전날 군지휘권이 없는 직책으로 전속발령을 받았다고 뉴델리의 정통한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이소식통은 「만주르」가 거사 하루전인 지난달29일 그동안 맡아온 제24보병사단장직을 떠나 지위권이 없는 수도 대카의 방글라데시육군참모대학을 맡도록 전속명령을 받았다고 밝히고 그의 쿠데타기도는 깊은 이념적 신념에서라기보다는 한때동료였던 「라만」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시기심의 발동이거나 전보발령에 따른 불만에서 자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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