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통해 집권음모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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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각료3명, 국회의원 5명등 이탈리아 각계각층의 지도급인사 9백63명이 P2라는 비밀조직에 가담해 정치·재정활동을 배후 조종하고 고질적인 오직·테러활동에 관여해왔던 스캔들로 이탈리아정국은 또한차례 장기간의 혼란에 빠져들게됐다.
지난 21일 이탈리아정부의 발표로 정체가 밝혀진 P2라는 조직은 단순한 범죄집단이라기보다는 헌법개정을 통한 체제쇄신등 국가전복음모까지 추진하면서 네오파시스트 그룹의 쿠데타계획 (70년), 마피아조직과관련된 변호사및 신문사편집국장 살인사건 (79년), 석유부정사건 (80년)등 굵직한 사건들에 관련돼왔던것으로 밝혀지고있다.
P2는 국제적인 비밀결사인 프리메이슨과 같은형태로 정계인사뿐 아니라 법조계·군부·재계·정보기관·노조·언론계의 거물급인사들을 포섭, 이탈리아 전국에 걸쳐 5백여개의 지부에 1만8천명의 하부조직을 갖고있는것으로 이탈리아 신문들은 보도하고 있다.
이 조직의 총책임자는 아르헨티나의 국적을 갖고 섬유회사 사장직을 갖고있는「리치오·젤리」와 현역 육군대령인 「안토니오·비에제르」로 밝혀졌는데『대부』로 불리는「젤리」는 지난해 석유 부정사건과관련해 조사를 받던중 국외로 도주했다. P2에 가담한 각료나 정당의 당수도「젤리」의 명령에 절대 복종했던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비에제르」대령은 정보기관의 간부로 일해오던 인물이었다.
P2는 이같은 지도급인사를 회원으로 하여 로마중심가에 유럽연구소란 위장사무실을 차리고 국가기밀교환·뇌물수수·이권획득등의 부정을 저질러온것으로 밝허지고 있는데 지난 10여년간 이탈리아의 정치·사회불안의 큰 요인이 돼온 극좌·극우테러에 대한 특별대책반도 P2와 관련을 맺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P2의 존재가 알려지게 된것은 이탈리아 비밀정보기관의 간부가 부정에 관련된 한 금융계거물에게 여권을 불법으로 제공한것을 수사하던 지난 3월이었는데 수사진전에 따라 총책임자인「겔리」의 로마자택에서 P2의 회원명부가 발견됐다.
이 회원명부에는 현정부의 노동상·법무상·무역상·사회당 당수의 이름을 비롯, 각계 중진의이를이 들어있어 이탈리아 국민을 놀라게했다.
「포를라니」수상 (기민당)의 연립정부는 스캔들이 터지자 개각으로 이사태를 수습하려했으나 원내에서 62석을 갖고있는 사회당이 불응, 26일 총사퇴하기에 이르렀다. 관측통들은 지금까지 이탈리아에 새 내각이 들어서려면 오랜 혼란이 뒤따랐던 전례에 비추어 이번에도 조각이 상당기간 지연될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까지 현내각이 과도적 기능을 맡게되는데 1979년에는 1백26일동안의 공백기록이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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