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리던 전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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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기원전2세기 카르타고의 명장「한니발」이 알프스 산을 넘을 때 벌써 탱크가 있었다. 물론 무쇠로 만든 탱크는 아니고 활과 참으로 무강한 코끼리였다.
원세조 「쿠빌라이」가 천하에 용명을 떨칠 때도 역시「코끼리 탱크」를 동원했었다. 그의 위세가 아시아대륙과 유럽에까지 뻗을 수 있었던 것도 이 가축탱큰가 큰 힘이 되었다.
1984년 8월4일 새벽, 동·서독 국경에서 벌어질 「제3차 세계 대전」의 가상도 탱크전으로 시작된다. 나트군 북부사령관을 지낸 「존·해키트」장군의 소세에 나오는 장면이다.
탱크는 평원전투에선 필수적인 무기다. 하지만 산간지대는 좀 다르다. 무쇠덩어리로 된 탱크는 그 육중한 무게 때문에 기동성이 문제다.
바로 6·25동난 중 우리는 뼈아픈 경험을 뱄다. 미군은 한국과 같은 지형조건에선 역시 탱크전이 어렵다고 판만했었다. 북괴는 그 약점을 유감없이 이용했다. 서울 장안에 시커먼 소련제 T-34탱크가 들이닥칠 매의 전율은 지금도 기억이 새롭다.
물론 요즘은 탱크킬러 미사일이 고도로 개발되었고 전투기의수준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1967년 중동「6일전」은 그것을 눈 깜짝할 사이에 입증해 보였다.
그러나 「해키트」의 소설에도 등장하듯 탱크의 존재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재내전의 여지는 아직도 남아있다. 국지전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우리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셰리뎐 전차」로 물리는 M·551탱크 1천대를 도 한다.
미국의회도 곧 승인절차를 끝낼 것이라고 한다.
셰리던 전차의 특징은 그 무게에 있다. 포압과 장비를 갖추고도 불과 16t. 다른 전차의 3분의1밖에 안 된다.
특수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졌기 때문이다. 시속 70㎞, 주행거리 6백㎞.
이 탱크는 무엇보다도 행동이 민첩해 적정의 정찰·수색엔 제격이다. 따라서 비정규전엔 쓸모가 크다. 기습전에 대비할 수 있다.
남북 전쟁 때의 명장인 「필립·H·셰리던」의 이름을 딴 이 전차는 보전의 경험을 갖고 있다. 월남전에 투입된 것이다. 그러나 1969년 미 하원에선 몇 가지 결함들이 지적되어 논란을 빚은 일도 있었다.
전차는 역시 듬직해야 한다는 군사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는가보다. 그러나 비정규전이라는 특수여건에선 셰리던 전차가 해 낼 수 있는 기능이 따로 있을 것 같다.
셰리던은 달리 교량을 놓을 때도 큰 몫을 할 수 있다. 회 철 구조물을 실어 나르는 역할이다. 수륙양용이 가능한 때문이다.
어떤 무기든 사실은 우리 손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필경 셰리뎐 전차도 우리 기술진에 의해 한국형으로 개조되어야할 것이다. 또 우리는 그만한 기술을 갖고 있다. T34탱크를 보고 놀라던 시대는 벌써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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