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없는 불구…4군자를 발로 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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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마산】8년 동안 두 팔 없는 친구의 분신이 되어 불구를 딛고 일어서게 한 아름다운 우정이 있다.
주인공은 경남 마산 제일여중 2학년5반에 재학중인 두 팔 없는 친구 오순이양(16)을 내 몸같이 돌보아온 같은 반의 박가영양(15).
박양은 국민학교 1학년 때부터 절도사고로 두 팔을 잃은 오양의 두 팔이 되기 시작. 8년 동안 한결같이 정성을 쏟아 발가락만으로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려 각종 상까지 받게 하는 등 친구를 좌절의 늪에서 재활시켰다.
박양은 두 팔 없는 오양이 글씨 쓰기는 물론 화장실출입까지 일일이 언니 순덕양(28)의 도움을 받는 것을 보고 자신이 두 팔이 되어줄 것을 결심, 등하교 길에 가방을 들어주고 점심까지 먹여주는 등 정성을 보이자 오양도 이에 감동, 발가락에 연필을 끼워 글씨연습을 하는 등 점차 불구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 후 1년이 지나자 오양의 글씨솜씨는 점차 자리가 잡혀갔고 이에 용기를 얻어 붓대까지 다루게돼 사군자난까지 그리게되자 학교측도 이에 감동, 오양의 신체구조에 맞는 책상 등 시설을 새롭게 마련해 주는 한편 박양을 6학년 졸업 때까지 짝으로 앉혀주었다.
박양의 헌신적 우정과 오양의 꿋꿋한 의지는 차차 열매를 맺어 국민학교 재학 중 오양이 수상한 상만도 전국미술대회의 특선 1회, 준특선 2회, 가작 회나 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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