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작글은 안쓰고 파벌·감투싸움 혈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지난9일 「한국문학협회」라는 것이 창립된 이래 한국문단은혼난의 소용돌이속에 빠wu있다. 옳으니 그르니, 네편이니 내편이니 도대체 갈피를 잡을수없다. 무엇이 우리 문단을 이렇게 만들고 있는가.
따지고 보면 그것은 해묵은 감투싸움에서 비롯된 것이다. 「설총」이 생기고 「한국문인협회」가 그 산하에 들어가면서 이사장 감투를 얻기위한 족벌채제가 움트키 시작했고 문단정치란 말도 생기게 되었다.
이사장 선거철만 되면 마치 정치인들의 득표공작을 뺨치게 치밀찬 득표운동과 조직작건이전개되곤 했다.
그러다가 전회원 직선제는 순시간에 대의원 간선제로 바뀌고 대의원만 잡으면 쉽게 문협 이사장이 될수있게 되었다. 전회원의 참여없는 이사장 선출을 얻기위한 작전으로 어중이 떠중이 많이들 문협에 가입시켰다.
문인협회에서 의원들에게 매년 회비를 내라고한다. 회비를 낸 회원들에게 어떤 혜택을 주었는가. 기껏해야 대의원을 선거할수 있는 선거권 하나를 추었다.
회비는 모두 어디에 썼는가. 전체회의 때는 큰 머리숫자만 발표한다. 세밀한 것들은 이사와 감사들이 끼리끼리 다한다. 이사와 감사는 누가 선임하는가. 이사장이 한다. 그러나 이사장과 얼굴이 익은 회원만 이사진으로 뽑았다고 많은 회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이사장이 연임되었을때 직선체로 환원할것을 주장하는 많은 의원들이 갔었으나, 받아들 여지지 않았다. 이사장이 연임했다고 이사진들은 어째서 많은 유능한 의원들에게 고루고루돌아가며 시키지 않았는가? 독선적이란 많은 비난을 받았다. 자기가 아는 손쉬운 이사진들과 문협을 움켜쥐고 독주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문협에서 간행되는 「월간문학」 은 문예진흥원의 기금을 받으면서 간행되고 있는데◆ 발행부수와 이해를 떠나서 모든 의원들에게 균등한 참여의 기회를 주어야만 참에도 불구하고 골고루 지면 안배를 의원들에게 할애하지않고 있다. 그것이 무슨 문협기관지인가. 자기들이 아는 회원들에게 주로 청탁서룔 띄워, 공평하지 못하다는 비난을 회원들로부터 상당히 사고있다. 그렇다먼 「월간문학」 은 편집장과 상임이사등 몇 사람 개인의 문예지란 말인가.
문협행사가 가끔 열린다. 행사때의 연사나 낭독자 작품선정등등도 전회원에게 균등하게참여하도륵 하지않고 얼굴아는 몇몇 사람들만을 거의 고정적으로 선정한다. 이땅에는 언제부터 작품위주의. 문단이 아닌 얼굴위무의 문단이 돼버렸는가. 그것을 누가 가르치고 있는가.
새로생긴 「한국문학협회」는 기존한 문인협의 상기한것과 같은 문제에 반발을 갖고 나온 것이다. 상기한 내용을 이들은 『비민무적 정관과 독선적·운영, 특정파벌의 전유물』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단체가처음부터 현이사장체제에 반기를 든것이 아니고. 현이사장의같은 족벌적 체제안에서 이사장감투싸움의 후유증 나왔다는 내막을 들어보면, 여간 씁쓸한맛을 갖지않게한다.
새로운 이단체의 창립취지는무엇이든간에 이 단체가 할일은 기존한 문협의 취지와 대동소이하며 여타는 다만 감정적인 내용에 불과하다.
문인들이 어째서 단체를 그렇게 좋아하고 감투를 좋아하는가. 문인들이 정각 글은 안쓰고 깃발만 쳐들고 간판만내세워 무엇을 하자는건가. 문인의 길은 외롭고 자기각품세계의 찬 카테고리를 평생동안 명상하고 찾아도 끌이 없을것이 아닌가.
우리나라의 요즈음 문단같아선, 그런 진지한 문학의 길을걷는사람은 도외시되고. 이사람 저사람을 만나 얼굴을 익히고, 다방에 앉아 차를 마시며 감투생각이나 하고. 어떤 사상적 차원의 단체가 아니라. 그저 힘으로 뭉친 단체의 운영만이 문인의 능사의 길인인것 처럼 보이며 행세를 하려들여 민망스럽기 그지없다. 기존한 단체이긴 새로 생긴 단체이건 자타가 공히 반성할 일이다. 참다운 문인이란 오로지, 글을 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문인본연의 사명을 알고 바른길을 걸어야 할것이다. <시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