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천만, 13만평의 미니독립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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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7억3천여만명에 달하는 세계 가톨릭 신도들의 마음의 고향인 바티칸은 로마시 한복판을 흐르는 테베르강 서쪽 나지막한 바티칸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넓이 13만여평, 인구1천명정도의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이지만 엄연한 독립국가이다. 나라이름은 바티칸시티스테이트 (바티칸시국) .
국가원수는 바로 세계평화와 양심의 상징인 교황이다. 그는 세계의 7억3천여만명의 가톨릭 신자의 정신적 지주다.
국토가 하도작아 걸어서 1시간이면 둘러볼수있을 정도이지만 이 안에는 중앙행정기관인 교황청이 있고 교황청 안에는 12개성생(우리나라의행정각부에 해당)3개 재판소 5개사무국이있다.
또 바티칸박물관 바티칸은행 바티칸우체국도 있다. 그런가 하면 라디오방송국도 있고 조폐국도 있다.
현 바티칸시국이 탄생한 것은 1929년「뭇솔리니」와의 종교협약인 라테라노 조약에 의해서였다. 그 이전까지는 교황령으로 존속했었다.
최성기에는 중부 이탈리아의 대부분을 영토로 했으나 18세기말 프랑스혁명시대에 모두 잃었다가 1814년 빈 회의에 의해 다시 재흥되었다. 그 후 1870년 이탈리아통일때 다시 철폐되었다가 l929년 라테라노 조약에 의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바티칸은 엄연한 국가이므로 세계 80여개국에 외교사절을 보내고있다.
교황대사 교황공사들이 이들인데 외교관의 신분을 갖고 있으며 주재국의 가톨릭교도의 신앙상태와 포교활동을 정검하는 것을 주임무로 하고있다.
바티칸이『비즈니스왕국』으로 발을 디디기 시작한 것은 세계대공황의 해인 1929년 이다.이해에 바티칸과 이탈리아는 국교를 정상화시키면서 이탈리아가 영토의 배상금조로 9천만달러를 바티칸에 지불했다. 궁색한 살림에 9천만달러는 거금이었고 그래서「뭇솔리니」는 하루아침에 일약 대 인기를 얻었다.
바티칸의 재정은 역사적으로 비밀의 베일에 가려져, 왔었다. 그러나 현 교황 「요한·바오로」 2세는78년10월 취임하자마자 이런 전통을 깨고 바티칸재정의 기본인 경상수지를 공개했다.
78년 경상지출은 6백50억리라 (6백억원) . 수입에 비해 1백70억리라(1백50억원)의 적자였다. 이렇게 적자가 난것은 전세계신도들로부터 들어오는 교황헌금이 점차 줄어들고 계속되는 인플레이션때문이었다.
바티칸경상수입의 주요부분을 보면 부동산투자수입, 이자수입, 주식배당, 우표판매수입, 매년6월29일 전세계신도들이 내는 교황에 대한 현금 등이다.
바티칸은 현재 약 40억달러의 동산을 이탈리아 상업은행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돈은 바로 1929년 라테라노조약체결때 영토배상등으로「뭇솔리니」 정권으로부터 받아낸 돈이 불어난것이다.
바티칸은 또 이탈리아 최고 건설업체인 SGI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탈리아 뿐 아니라 미국등 외국에도 진출해 제노럴모터즈, 제너럴일렉트릭, 셀, 걸프, -BM,TWA항공등 세계적인 굵직굵직한 대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같이 바티칸이 세계투자전략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각국에 나가있는 대사관 공사관 뿐 만 아니라 일부 성직자들이 보내오는 우수한 정보 때문인 것은 두말할 나의가 없다. <이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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