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툭한 청키힐 신거나, 손잡이 달린 톱핸들 백 들거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9면

1 보테가베네타의 톱-핸들 가방. 나파 가죽에 물뱀 가죽으로 포인트를 준 제품.
2 양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프라다의 사첼백.
3 밍크를 사용한 토즈의 디큐브백 체크 가방.
4 뱀모양 손잡이로 포인트를 준 불가리의 세르펜티 스탈리에.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패션에 신경 쓰는 이들이라면 가을·겨울 아이템을 구입하면서 월동(越冬)준비에 돌입할 시기다.

최근엔 다양한 SPA(제조자 직접 유통) 브랜드가 늘면서 의상은 유행과 스타일에 맞게 저렴한 제품으로 구입하되 가방이나 구두 등 고급 액세서리를 통해 포인트를 주는 경우가 많다. 빡빡해진 지갑 사정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오래가는 아이템에 ‘힘’을 주는 실용적인 스타일링에 눈길을 돌린 것.

이에 가방과 구두·모자 등 액세서리만으로 올 가을 겨울 유행을 따라잡을 수 있는 제품들을 소개한다.

지난 2월 밀라노에서 열린 FW(가을·겨울) 패션쇼에서 팁을 얻었다.

가방은 톱 핸들 백과 포인트 디자인에 주목

1~3 뭉툭하고 투박한 청키힐이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을 만나 화려하게 변신했다. 위쪽부터 페라가모의 네버스. 토즈의 컬러 블록 부츠.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퍼 트리밍 샌들. 4 중성적인 느낌이 나는 마르니의 흰색 매니쉬 로퍼.

올 가을·겨울에는 메거나 걸치지 않고 손에 드는 가방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열린 ‘2014 FW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보테가베네타는 가방 위에 손잡이가 달린 톱 핸들(top-handle) 스타일의 가방을 선보였다. 바구니를 짜듯 가죽을 엮어 만든 자연스러운 무늬가 트레이드 마크였던 보테가베네타는 이번에는 다양한 물뱀 가죽을 사용해 질감의 변화를 줬다. 나파(양가죽의 일종) 가죽에 물뱀 가죽으로 테두리와 손잡이를 장식한 가방도 눈길을 끌었다.

프라다 역시 신제품으로 벨트 장식 포인트를 준 사첼백을 제안했다. 사첼백은 네모 반듯한 모양에 손잡이나 끈이 달린 가방을 뜻한다. 영국 사립학교 학생들의 학교 가방에서 유래했다. 이번에 선보인 프라다의 사첼백은 앞 부분에만 장식이 있던 기존의 사첼백과는 달리 뒷부분에도 장식이 있어 양면으로 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토즈는 손에 드는 형태로 기존에 출시한 디큐브 백의 소재와 디자인을 바꿨다. 바둑판 모양으로 가죽을 댄 뒤 이음매 부분에 대비되는 컬러를 사용하거나, 밍크털에 다른 색상으로 바둑판 무늬를 낸 가방을 선보였다. 불가리는 브랜드 상징인 뱀 모양의 손잡이로 포인트를 준 ‘세르펜티 스칼리에’ 백을 선보였다. 뱀 모양의 손잡이를 잡고 들어도 되고 이와 별도로 부착된 가죽 손잡이의 길이를 조절해 팔에 걸치거나 어깨에 멜 수도 있게 고안됐다.

구두는 청키힐과 이색 소재가 대세

올 가을·겨울에는 여성성의 상징인 ‘뾰족 구두’를 찾아보기 힘들 듯하다. 페라가모 측은 “한때 가느다랗고 높은 ‘킬힐’이 유행했다면 이번 계절에는 뭉툭하고 두꺼운 ‘청키힐(chunky heel)’이 대세”라고 설명했다. 페라가모는 3㎝ 높이의 키튼힐부터 10㎝가 넘는 하이힐·부츠 등 다양한 높이와 스타일의 청키힐을 선보였다. 토즈 역시 투박한 형태의 굽에 몸통 부분은 두 가지 색상의 가죽을 사용한 부츠를 출시했다.

왼쪽부터 엠포리오 아르마니·디스퀘어드2·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중산모 형태의 모자들.

남성적인 느낌의 구두도 눈길을 끌었다. 토즈는 앵클(발목) 부츠와 모카신(보자기 형태로 싸서 만든 인디언식 가죽 신발)을 결합한 형태의 ‘칼리지 일루젼 부츠’와 승마용 부츠에서 영감을 얻은 ‘뉴 부츠’를 선보였다. 마르니는 밝은 컬러의 밑창으로 투박함을 줄이고 금속 재질로 앞 코부분에 포인트를 준 ‘매니쉬 로퍼’를 제안했다.

가을·겨울은 의상의 색이 무채색인 경우가 많은 만큼 이색 소재를 활용해 구두에 포인트를 주는 신발들이 많았다. 돌체앤가바나는 청키힐에 구슬·금속조각·보석 등 반짝이는 소재로 장식한 구두를 선보였다. 브루넬로 쿠치넬리 역시 굽은 투박하면서도 앞 부분은 크리스털과 밍크로 장식한 구두를 제안했다.

글=김경진 기자 사진=각 브랜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