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장들 조명 상태가 나쁘다-조사대상 51개소 중 75%가 기준 미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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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나라 공장들의 조명이 형편없이 불량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절전만을 내세워 조명을 줄이는 통에 생산성이 떨어지고 제품의 정도 유지에도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조명 공업협동조합과 대한전기학회의 용역을 받은 지철근 박사(서울대공대교수) 가 지난해 12월 전국 51개 공장을 샘플로 조사한 결과 나타난 것. 이에 따르면 조사대상 51개소 중 38개소 (75%)가 조명이 기준에 미달되고 특허 그중 13개소는 평균조명도가 기준조명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불빛 아래서 일하며. 51개소 중 38개소(75%)는 고르지 못한 조명상태 (균제도 미달)여서 어둡거나 너무 밝은 불빛 아래서 일해야하는 등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시력을 해치는 등 심각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 박사 팀은 구로·부평·수원·안양· 구미· 창원공단 등 전국의 전기· 전자· 기계· 금속· 화공· 섬유공업에 걸쳐 초정밀작업공장(11개) , 정밀작업공장 (17) , 보통작업공장 (11), 조급 작업공장 (12·정밀도를 요구하지 않는 공장)으로 나눠 조사를 실시했다.

<작업장별 실태>
시계부품·카메라렌즈·TV브라운관 등을 제조하는 초 정밀작업공장의 경우는 11개소 중 8개소 (73%)가 평균 조명도에서 기준치(1천 룩스)에 미달했고 그중 네 곳이 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거나 절반 정도인 평균 2백79∼5백4룩스의 형편없는 조명아래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었다.
업체별로는 O전기 (TV브라운관 제조)가 2백3∼3백64룩스(평균2백79룩스)이고 S정밀(시계부품가공)은1백18∼6백88룩스(평균3백28룩스), L사 (전축제조) 는 4백49∼5백89룩스 (평균4백99룩스)등으로 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태였고, K전자(약전용 스위치제조) 는 최소 조명도가 62룩스밖에 안됐다. 가장 밝은 작업장은 D광학(카메라렌즈제조)으로 2천1백∼3천 룩스(평균2천5백50룩스) .
특히 디젤엔진· 앰프· 카세트·봉재·컬러TV 등을 제조하는 17개 정밀작업공장의 조명 도는 평균 87∼4백85룩스로 적정조명기준인 5백 룩스에 미달했다.
업체별로는 가장 조명상태가 불량한곳이 I전기(소형모터제조), D중공업 (디젤엔진제조) , H베어링 (베어링제조) , H합섭 (아크릴사 제조) , D전선 (앰프· 카세트제조) ,H물산 (의복봉제) 등으로 평균 조명도가 87∼2백60룩스였다.
의류· 모터· 건전지· 가전제품 등을 제조하는 보통작업 공장은 11개소중 9개소 (82%) 가 기준조명(2백 룩스)에 미달됐고 조작업 공장은 12개소 중 4개소(33%)가 기준 (1백룩스) 에 미달됐다.
이보고서는 생산성과 정밀도가 높아야하는 이들 작업장의 조명도가 이처럼 낮은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 빠른 시일 안에 과학적인 개선을 하도록 투자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보통작업장의 기준인 2백 룩스의 밝기는 3평 짜리 방안에서 40W짜리 형광등을 3개 켜거나 3백W짜리 백열등 1개를 켠 것과 같다.

<설계·조명장치>
공장의 조명도가 이 같은 실정인데도 조사대상의 65%가 월1회 정도, 26%가 비정기적으로 먼지떨이를 할뿐 나머지 9%는 전혀 청소를 하지 않고 있으며 물로 씻기를 하는 곳은 단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명방식은 초정밀 공장과 정밀공장은 전반조명과 국소 조명을 병행해야 효과가 있는데 전자는 64%, 후음는 35%만 이런 조명을 하고 있었다.
특히 정밀작업을 할때는 조명의 반사, 즉 「눈부심」이 없도록 건물내부를 설계해야 하는데도 이를 잘 지키지 않아 ▲초 정밀공장의 23% ▲정밀공장의 17% ▲보통공장의 32% ▲조급 공장의 12%가 「눈부시다」고 근로자들이 호소하고있다.
조명기구는 초정밀 공장만 전체가 형광등을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 공장들은 3∼14·9%가 백열등을 사용, 조명효과와 에너지절감에서 문제가 되고 있었다.

<장해와 개선책>
조사팀은 조명이 불량하면 ▲생산성과 작업능률이 떨어지고 ▲시력을 해치며 ▲피로가 심해지며 ▲감각이 둔해지고 ▲작업대상 물체에 근접하므로 눈에 이 물질이 들어가기 쉽고 ▲물건에 걸려 넘어지는 등 산업재해가 일어나기 쉽다고 지적했다.
공업화가 한창 진행되던 60년대 일본의 경우 선반작업과 용접작업에서 조명도를 두 배로 해준 결과 생산성이 12∼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박사 팀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전등시설의 증절과 함께 ▲배광 면에서 과학적으로 다시 배치하고 ▲유백색의 차광커버 등을 부착, 눈부심을 막아야 하며 ▲전반조명과 국소조명을 함께 사용하고 ▲될수록 광색·광도가 우수한 형광등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공장 내부의 천장 가까운 곳으로 올라갈수록 조명을 밝게해서 천장 면의 반사율을 80∼85%로, 벽면 50∼60%, 바닥면 15∼30%로 설계, 밝고 안정되며 안락한 조명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계할 것 등을 건의했다. <김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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