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세대의 정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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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근 민정당은 조직정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6천여명에 이르는 기간당직자를 35∼42세의 청장년층으로 바꾸며 당원도 20,30대의 청년층이 주류를 이루도록 구조적인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민정당은 바로 집권당이며 제5공화국의 기틀을 잡는 주도세력이라는 점에서 비록 당내문제지만 우리의 관심을 자아낸다.
이번 민정당조직개편의 성격은 우선 정당구성원의 세대교체에 있다. 입법ㆍ사법ㆍ행정부등 모든 국가조직이 한창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있으며 여기에 집권당이 젊은 정치주도세력으로 조직하려는 것은 당연한 맥락이다.
과거의 정당이 이른바 「유지」와 「완로」를 흡수한 관례에 비추어보면 그것은 다분히 목적의식이 뚜렷하다.
이런 개편이 당의 조직화, 나아가서 국력의 조직화로 연결되려면 새로 들어서는 20∼30대의 의식구조에 주목하게 된다.
우선 2O대의 경우는 해방후에 태어나 6ㆍ5동란은 말로만 듣고 4ㆍ9에도 직접 참여하지 못한 세대다. 이들은 생활형편이 다소 나아지기 시작한 60년대에 10대를 보내면서 과거 어느 세대보다도 물질적 혜택을 맛보고 자랐다. 따라서 개성을 존중하고, 다양성과 능력을 미덕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정신구조를 가진 세대를 최대한 조직화해서 이념정당의 기반을 굳히겠다는 민정당의 개편방향은 긍정적인 면이 없지 않다.
민정당의 정강이 개인과 조직, 단체의 자율성과 민주성을 높여 민주주의를 토착화시키는데 있다면 이번 조직개편은 파당 붕당 도당의 소지를 불식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그 기초를 구축하려하는 것 같다.
이 기회에 우리의 관심을 피력한다면 「새시대」의 선도역할을 중시한 나머지 독선과 배타에 빠져 모처럼의 국민적 합의나 초당적 포용력에 인색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하부조직의 세분화나 전체조직의 비대화로 오히려 비능률에 빠지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다.
집권당일수록 더욱 그렇다.
정당의 생성원인은 다양한 민주사회의 여론을 능률적으로 수렴하기위한 것이다. 민정당이 당구성원을 청장년층 위주로 개편하는 것은 국민의 여론을 더욱 능률적으로 집약, 시정에 반영하는데 활기를 부여하는 발전적 개기가 되어야한다.
구시대의 정당은 상층부의 결심을 하달렸ㆍ원쳔객쨉Ⅸㆍ주력했지, 국민의 여론을 수집해서 상층부에 전달하는 본래의 기능은 다하지 못했다. 이점에서 년부력강한 당원들이 지금까지 실천 못했던 근대정당의 시범운영을 보여줘야 민정당 구조개편의 참뜻이 달성되는 것이다.
정당의 시범적 운영에서 한 가지 기대하는 것은 당원의 당비납부제도다. 정당운영자금이 항상 떳떳하지 못하게 조달돼 온 과거의 비리 때문에 「검은돈」「떡고물」등의 별명이 따라다녔다. 그러나 한 정당의 이념에 동조하고 참여하는 각개당원들의 당비로 운영비가 충당된다면 그 정당은 공당으로서의 처신과 활동에 한결 어깨가 가벼울 것이다. 민정당이 돈 안쓰는 정치, 깨끗한 정치를 선거구호로 내걸었으나 이번 3ㆍ5선거가 반드시 그렇지만은 못했다. 따라서 평상시의 당운영을 십시일반으로 당원의 「성금」에 의해 충당하겠다는 정신은 우선 신선해 보인다.
민정당이 참신한 면모로 국민에게 선보이는 것은 타정당에도 자극제가 돼서 우리나라 정당발전에 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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