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타고르」문학회 회장|여류시인 김양식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인도의 시성이자 「노벨」상 수상(19l3년) 작가인 「타고르」의 문학세계와 철학을 연구, 국내에 소개하자는 취지의 한국「타고르」문학회가 지난달 31일 발족됐다.
「파란지폐」 주한 인도대사를 명예회장으로 서정주 이성범 김호연 김운학 최승범 최귀동 조병무 정진수씨 등 「타고르」문학을 사랑하는 각계인사 21명으로 구성된 이 모임의 회장은 여류시인 김양식씨(51). 약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만들어진 한국 「타고르」문학회의 실질적인 산파다.
『어릴 때부터 인도의 분위기를 동경해왔어요. 깊이 있고 무언지 신비스럽고…그러다 75년 「아시아」시인대회 때 처음으로 인도에 가게되었는데 시적인 감성이 그대로 일상생활화 되어있는 인도사람들의 삶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 영향으로 귀국 즉시 동국대 대학원 인도철학과에 입학, 본격적인 인도공부를 시작했다는 김씨는 「타고르」가 수천 편의 시뿐만 아니라 수백 편의 노래, 1천여 편의 그림, 희곡작품을 남긴 다재다능한 예술가였다고 설명한다.
BC3천년부터 전래되어온 고대 인도의 경전인 「베다」의 「우파니샤드」사상, 즉 범아일여(우주와 나는 하나)를 기본 주재로 신비스럽고 초과학적인 직관의 세계를 그렸던 「타고르」는 1916년 일본에 들렀다가 모국인 인도처럼 식민치하에서 신음하던 한국을 위해 『동방의 등불』이란 시를 남기기도 했다.
앞으로 ▲「타고르」를 포함한 인도문학 전반의 번역과 소개 ▲계간지 발간 ▲인도 문학인들의 초청강연회 ▲인도의 「힌디」어·「산스크리트」 강습회 등을 마련. 한인 문화교류에 힘쓰겠다는 게 김씨의 포부.
한국 「타고르」문학회는 25일(하오6시) 호텔 신라 영빈관에서 모임을 갖고 「타고르」탄신 1백20주년(5월7일)과 문학회 발족을 자축했는데 이 자리에서는 「타고르」가 1916년 일본 방문시 NHK에서 녹음했다는 육성 시 낭독이 공개되기도 했다.
김씨는 이화여대 영문과 출신(54년)으로 69년 「월간 문학」 제정 제1회 신인문학상을 받음으로써 시단에 데뷔, 『초이시집』 『수고양이 한 마리』 등 시집과 『세계시인과의 만남』 등 수필집을 갖고 있다. 슬하에 1남1녀.

ADVERTISEMENT
ADVERTISEMENT